산불조심도 좋지만 나무에 못을 박아서야

열흘 전쯤 제작된 불조심 표지판을 보고서

등록 2006.04.04 12:15수정 2006.04.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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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살아 있는 소나무에 못을 박아 불조심 표지판을 설치 했습니다.

살아 있는 소나무에 못을 박아 불조심 표지판을 설치 했습니다. ⓒ 구동관

대전 유성구 덕명동에 자리 잡은 수통골은 대전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물이 담기는 그릇과 같다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진 수통골은 금수봉과 도덕봉, 빈계산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계곡이다. 물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상류에 오염 물질이 흘러들 곳이 없어 늘 맑은 물이 흐르며 여름철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a 이제 곧 새싹을 돋을 나무에게도 불조심 표지판이 박혀 있습니다.

이제 곧 새싹을 돋을 나무에게도 불조심 표지판이 박혀 있습니다. ⓒ 구동관

그곳으로 향하는 길목 나무숲에 3월 중순경 나무로 제작된 '불조심' 표지판이 부착됐다. 그 표지판이 설치된 곳은 유성 유스호스텔 맞은편 길로 소나무들이 줄지어 터널을 이룬 곳이다. 일방통행로 좁은 길이지만, 경치가 좋은 곳이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길이기도 하다.

a 눈에 확 띄는 표지판이지만 못으로 설치한 것이라 아쉽습니다.

눈에 확 띄는 표지판이지만 못으로 설치한 것이라 아쉽습니다. ⓒ 구동관

그곳에 설치된 불조심 표지판은 하얀 나무에 빨간 글씨가 선명하다. 열 개 정도의 표지판이 나무숲 곳곳에 붙어 있는데, 눈에 확 띄어 불조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충분하다. 하지만 그 표지판은 살아있는 나무에 못을 직접 박아 설치한 것이기 때문에 아쉽기만 하다.

a 선명한 못 자국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선명한 못 자국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 구동관

평소, 수통골 길을 자주 이용한다는 서정석(43세·대전 서구 가수원동)씨는 "'불조심'(표지판)이 꼭 필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나무에 못을 박아 설치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면서, "나무에 표지판이 고정되지 않아야 하지만 꼭 나무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라도 부드러운 끈을 이용하고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철거해야 된다"고 말했다.

a 그 길은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멋진 길입니다.

그 길은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멋진 길입니다. ⓒ 구동관

이에 대해 수통골 주변 산림 보존을 담당하는 대전광역시 유성구청 담당자는 "문제의 표지판은 구청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라면서, "현지 확인을 하고 표지판을 설치한 사람을 파악하여 못 제거 등 보완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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