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고 꼬인 나무는 잔뜩 꼬인 세상을 대변하는 것 같다.조태용
용버들은 멀리서 보면 마치 화난 메두사의 머리처럼 보인다. 구불구불한 가지들이 마치 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나무의 줄기는 어렸을 때부터 이미 구부러지면서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작은 가지를 보면 녹색실뱀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용버들인 모양이다. 하지만 용버들 보다는 뱀버들이 맞지 않을까 싶다. 그 모양만 봐서는 말이다.
용버들의 가지는 서로 꼬고 자라는 습성을 있어 뱀이 교미를 하듯이 꼬여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나무를 보고 있으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어찌 저렇게 꼬여 있을 수 있을까? 마치 세상사는 모습을 반영이라도 한 듯 잔뜩 꼬여있는 것이다. 요즘 정치권이나, 정경유착의 모습을 닮아 저렇게 꼬이고 꼬여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용버들은 아무리 꼬여 있어도 위로 자란다. 혼란스럽게 꼬여 있지만 그 근본이 자신의 성장과 위로 향하는 욕망에 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경쟁을 최고로 여기고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인생이 꼬이든 말든 자기만 위로 가면 된다는 것과 닮아있어서 그 나무 앞에 서면 세상교과서를 보는 듯하다.
용버들을 아무리 반듯하게 자라게 만들려고 해도 그 나무의 본성을 억제할 수 없기에 결국은 꼬이게 된다. 구불구불한 용버들을 반듯하게 펼 수는 없으니 보기 싫으면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나무를 잘라 버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반듯하게 자라는 나무를 다시 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