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일부 회원들이 공개한 일부 장부의 사본.오마이뉴스
현직 검사가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이군경회 광주지부 간부 A씨로부터 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상이군경회 광주지부 장부 일부에는 현직 검사 뿐 아니라 전현직 정치인, 경찰간부 등에게 후원금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한 기록이 있어 전방위 로비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관계 인사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이는 돈의 성격에 따라 후폭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28일 상이군경회 광주지부 사무실 압수수색... '떡값' 장부 확보
지난달 28일 광주 북부경찰서가 대한상이군경회 광주지부 한 간부가 국고 지원금을 빼돌려 횡령했다는 정황을 포착,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때 200여부 이상의 가계부와 서류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상이군경회 광주지부 전 상담실장 박아무개(49)씨 등 일부 회원들은 "A씨가 수년동안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현직 검찰 간부, 정관계 인사들에게 전달했다"며 "(압수된)비밀 장부에 대부분 기록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A씨가 지난 98년 횡령혐의로 기소돼 벌금 1500만원을 내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됐다"며 "당시 담당 검사도 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박씨 등이 6일 일부 공개한 장부의 사본에는 정관계 인사들의 이름과 건넨 돈, 명목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었다.
이 장부에는 광주지검 B 검사, 전직 국회의원 K씨, 현역 국회의원 L씨, 현직 경찰간부 K씨의 실명과 함께 이들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이는 돈의 액수와 지출 내역이 기재돼 있다. 금액은 모두 100만원으로 기록돼 있다. 또 유관기관 접대비, 모 기관의 국장에게 100만원이 건네진 내용도 포함돼 있다.
B 검사, 돈 받은 것은 시인... 검찰, 수사 지휘라인 변경
실제 광주지방검찰청 B 검사는 지난해 10월 A씨가 여행경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이날 B검사는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이날 광주지검 김제식 차장검사는 "B 검사가 평소 알고 지내던 상이군경회 간부의 부인이 B 검사의 부인의 은행계좌로 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차장검사는 "B 검사는 여행을 다녀온 후 이 사실을 알고 돈을 즉시 돌려줬다"면서 "이 이상 장부와 관련해 아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광주지방검찰청은 상이군경회 광주지부 간부 A씨의 횡령(배임) 사건 수사 지휘부를 B 검사가 소속돼 있는 형사3부에서 형사1부로 교체했다. B검사는 물론 검찰청 내부에서 수사와 관련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까지 경찰과 검찰은 수사 확대 여부에 대해 조심스런 분위기다.
광주 북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현재는 그 간부의 횡령과 배임혐의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부 횡령 사실을 확인한 것도 있지만 떡값 장부 등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선 횡령 혐의 등에 대해서 수사를 마쳐야 한다"며 "떡값 장부와 관련된 것은 현재 뭐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 한 관계자 역시 "아직 아는 바가 없다"며 "사건이 송치가 되면 그때 봐야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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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경찰에 정치인까지... 상이군경회 '떡값 장부'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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