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그날을 위해

[서평] 주식회사 한국, 숨겨진 성장 코드 <다이아몬드 딜레마>

등록 2006.04.16 16:16수정 2006.04.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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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다이아몬드다. 작고 단단하며 빛날 수 있는 가능성을 이미 증명했다. 그러나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다. 한국은 '광채의 길'이냐 '암흑과 쇠퇴의 길'이냐 양 갈래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물론 어느 쪽이든 모두 고통스러운 변화를 수반한다."

전쟁의 아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며,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거듭해 왔다. 하지만 무리한 경제발전에 내재되어 있던 각종 부조리들이 터지면서 90년대 말 IMF를 거쳐, 한국경제는 슬럼프 속에서 지속적인 개혁이 필요한 상태다.


대외적으로 볼 때 떠오르는 중국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과 비관적인 전망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줘야 할지 아직 모르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재벌 의존형 경제 형태와, 정경유착이라는 고질병, 실업률의 증가와, 빈부격차의 심화 등이 여전히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회 곳곳에서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개혁은 언제나 반발과 고통을 수반한다.

이런 우리나라의 경제를, 더 나아가 대한민국 자체를 이 책의 저자는 '다이아몬드'로 보고 있다. 세공 여부에 따라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반대로도 될 수 있는. 더군다나 그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라는 사실이 더욱 흥미롭다. 한국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며, 외환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고, 대한민국의 빛나는 미래를 꿈꾸며 내놓은 한 권의 책이 바로 <다이아몬드 딜레마>이다.

다이아몬드는 강하다. 저자가 보는 한국인도 그만큼 강하다. 또한 다이아몬드는 자기만의 색으로 빛난다. 한국에도 독특한 문화·사회·경제 시스템이 있다.

'한강의 기적'을 통해 그 잠재력은 과시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극복해야 할 많은 과제가 있다. 경제가 급성장하는 중국과의 관계, 경제를 주도했던 재벌의 차후 행보, 벤처 기업들의 발전 여부, 외국 자본 유치에 대한 인식의 개선, 황폐해지고 경쟁력 없는 교육 개혁 등등.

각각의 주제들에 대해, 저자는 토종 한국인이 지닐 수 있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그리고 날카롭게 얘기한다.


이 중에서도 교육 시스템의 단점을 극복하여 그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것을 저자는 '한국이 가진 근본적 딜레마의 핵심'으로 본다. 우리나라의 일류 대학이라 할지라도, 국제적으로 볼 때는 100위안에 드는 대학이 없다. 대학에서 양성된 인재의 문제 해결력이나 창의성은 외국 기업들이 의아해 할 정도로 한국 내에서의 대학 순위와는 무관하다. 대학 시스템 자체도 폐쇄적이다.

국내 우수 대학의 교수진들은 외국 유학파들이 채우고 있음에도 대학에는 외국에서 배워온 선진 기술이나 개방된 연구 문화보다는, 한국식 권위주의가 팽배해 있다. 대학원 석사 과정 학생은 '공노비', 박사 과정 학생은 '사노비'라는 우스개 말은, 정작 대학원생 당사자들에게는 우스개 말이 아니다.


틈만 나면 '우리나라가 미국을 따라가려면 멀었어'라고 말하는 교수들도, 정작 미국에서 그네들이 착실하게 받았을 '연구지도'를 제자들에게 되돌려 주는 것에 대해서는 무심하다. 자신의 실적과 업적을 위해 대학원생을 노비로 삼는 것 정도는 한국식 사회에서는 당연한 일인 것이다.

개혁의 바람을 타면서, 새로운 사고로 무장한 젊은 인재들이 들어서면서, 이런 대학 교육 시스템과 대학 교육에 대한 인식이 점차로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대학은 부실하다. 장마가 와 물이 넘쳐도 우물을 나설 수 없는 우물 안 개구리인 것이다.

교육만이 아니다. 저자는 조목조목 다이아몬드 세공에 필요한 과정에 대해 얘기한다. 바로 정부 개혁·기업 개혁·노동 개혁·열린 경제·대학 개혁·여성 개혁의 실천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선진 사회로의 이행,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한국으로의 변화다.

얼핏 보면 온통 칼을 대어야 할 환부 투성이다. 하지만 이게 현실이고 이왕 겪어야 할 고통이라면, 다이아몬드가 빛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서 안게 될 고통이 낫지 않을까?

경제·문화·교육을 이끌어갈 인재들이나 사회의 개개 구성원들. 만일 자신만의 미래가 아닌 더 나은 공동체의 미래를 꿈꾸고 있다면, 이 책이 던져주는 고민과 해결책은 반드시 되짚어보고 깊게 생각해봐야 할 과제다.

덧붙이는 글 | 다이아몬드 딜레마 | 타릭 후세인 지음 | 이세민 옮김 | 랜덤하우스 중앙 | 2006

덧붙이는 글 다이아몬드 딜레마 | 타릭 후세인 지음 | 이세민 옮김 | 랜덤하우스 중앙 | 2006

다이아몬드 딜레마 - 주식회사 한국, 숨겨진 성장 코드

타릭 후세인 지음, 이세민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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