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님들, 명함 제대로 돌리고 계십니까?

지하철 버스 호별방문까지...이거 다 불법입니다

등록 2006.04.17 11:02수정 2006.04.21 10:39
0
원고료로 응원
5·31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님들. '명함'관련해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요즘 후보자님들께서 펼치는 대표적인 선거운동 방법 중 하나가 '명함배부'입니다. 거의 모든 예비후보자들이 하루를 명함으로 시작해 명함으로 끝내고 있죠. 그러나 이 명함배부에도 나름대로 '룰'이 있다는 것 아실 겁니다.

'명함배부'는 거의 모든 예비 후보자들의 일상이다.
'명함배부'는 거의 모든 예비 후보자들의 일상이다.최인수
버스안, 호별방문 명함배부는 선거법 위반

직장에서 버스를 타고 귀가 중이던 송영미(45)씨는 한 예비후보자로부터 명함을 건네받았다고 합니다. 버스 안에서 말입니다. 뒤따라 같이 내렸던 사람도 받았답니다.

대학생 박영호(21)씨는 대학주변 지하철역 내에서 어느 예비후보자가 학생들에게 명함 주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사람이 많은 출근시간, 예비후보자들이 지하철역에까지 들어와서 명함을 돌린다는 것입니다.

문을 열고 집안에서 청소 중이던 주부 오경자(51)씨는 그 골목을 지나치던 한 예비후보자가 집에까지 들어와 명함을 내민 적이 있다고 합니다.

뭐가 어떻냐고요? 괜찮은 것 아니냐구요? 아무렇지 않아 보일 수도 있죠.


그러나 선거법을 잘 살펴보십시오. '예비후보자가 할 수 있는 선거운동'에는 '선박 여객자동차 열차 자동차 항공기의 안과 그 터미널 구내(지하철역 구내 포함), 병원 종교시설 극장 안'에서의 명함배부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조항에는 빠져있지만 호별방문 배부도 위법입니다.

선관위 "제한장소 자주 어기는 후보 고발 조치"


물론 '명함 배부 제한장소'에 대해 이렇게 자세한 내용까지 알고 있는 국민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c.go.kr) '사전선거운동관련 위반사례예시'에도 예비후보자의 경우 ▲선거사무소 1개소 ▲전자우편 ▲명함배부 ▲홍보물 1회 우편발송, 이 네 가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간략하게 나와 있을 뿐입니다. 제한장소까지 알고 싶으면 관련 법규를 일일이 찾아봐야 합니다.

길바닥에 버려져 있는 한 예비후보자의 명함
길바닥에 버려져 있는 한 예비후보자의 명함김수원
선관위 한 관계자는 "명함 배부와 관련된 위반은 실제로 단속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우선 주의경고 조치하고 있으며 같은 일을 반복하는 예비후보자는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제한장소 규정에 대해 기초의원으로 출마한 한 예비후보자는 "거의 모든 곳에서 명함을 돌릴 수 있는데 단 몇 군데만 제한을 두는 것은 오히려 선거운동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예비후보자들이 답답해할 지도 모르지만 이 조항도 공개된 장소에서 공정한 선거운동을 펼치라고 만든 것일 겁니다.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시민들이 잘 모른다고 교묘하게 규칙을 어긴다면,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도 그만큼 줄어들 지 모릅니다.

후보자님들. 이제 곧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실텐데요. 두 눈 부릅뜨고 후보자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주위에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두길 바랍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3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보수논객 정규재 "이재명 1심 판결, 잘못됐다"
  4. 4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5. 5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단독] 조은희 "명태균 만났고 안다, 영남 황태자? 하고 싶었겠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