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최북단 초등생들의 소망 엿보실래요?

'삐뚤 빼뚤' 써내려 간 마음 "전쟁 '않'일어나게 해주세요"

등록 2006.04.18 11:30수정 2006.04.18 12:28
0
원고료로 응원
오늘(17일) 우리나라 학교 중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대성동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남한 최북단인 대성동 초등학교는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불과 1.8㎞ 거리입니다. 400m 밖에는 군사분계선이 지나고 있습니다. 전교생은 10여명 뿐이지요 .

인공기가 펄럭이는 북한 마을이 한 눈에 바라다 보이는 '한국분단의 역사현장'에서 꿈과 소망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제가 몸 담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 파주 초등학교에 있는 파주교육박물관에 체험학습을 위해 왔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박물관을 둘러본 후에는 마당에 있는 '소망나무'에 '소망쪽지'도 걸었지요. 그 쪽지에 담겨있는 아이들의 소망을 옮겨봅니다. 틀린 맞춤법도 그대로 전합니다.

아이들이 '옛날교실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옛날교실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심경일
벌 서는 그림 뒤에 가서 장난도 쳐봅니다.
벌 서는 그림 뒤에 가서 장난도 쳐봅니다.심경일
우리의 소원(대성동 초등학교 4학년 전영제)
나무님.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1. 아버지께서 오래 사시기 바랍니다
2. 부자가 되고싶다
3. 전쟁이 않일어나게 했으면 좋겠다
4. 학교가 파괴가 않데었으면 좋겠다
5. 미니 오토바이가 갖고 싶다

3학년 1반 최기열
우리 아버지가 농사를 질때 다치지 않게 도와주세요

4학년 1반 유수빈
저의 소원은 우리 가족이 화목하고 밝고 건강하고 부자가 되는것입니다
나무님. 제 소원을 들어주세요


유나경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하게 주시고 건강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저는 텔렌트가 되게 해주세요~

(이름없음)
엄마 아빠 잘 사새요♡ 사랑해요♡


3학년 유정빈
제 소원은 가수입니다. 커서 사람들에게 좋은 노래를 들려줄껍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기분이 좋게 해줄껍니다

5학년 1반 최재열
대성동 초등학교에 기쁨이 넘치지만 더 기쁜을만 있으면 좋겠다.

대성동 김관유
나는 경찰이 되고 싶어요.

대성동 전은영
아빠가 건강하게 해주세요. 가수가 되게 해주세요
엄마가 건강하고 오래살게 해주세요
화목한 가정이 되게 해주세요

대성동초 병설유치원 최예은
우리엄마 예뻐지게 해주세요

대성동초 병설유치원 최예지
우리아빠 안아프게 해주세요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소망나무' 앞에 모였습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이 '소망나무' 앞에 모였습니다.심경일
선생님들도 소원을 적었습니다.

늘 건강하고 웃음을 지니고 즐거운 나날이 되길...
모두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사랑해요!
파주교육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애쓰신 선생님들의 족적이 오래오래 기억되리라 믿으며
오늘 우리선생님들의 순간 순간이 너무 소중한 사명임을 느껴봅니다. 파주초교 선생님 모두모두 사랑해요.
선생님과 어린이들이 모두 행복한 학교를 소망!
대성동 어린이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서 나라의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길 빌어요!! 파이팅
우리 유치원의 귀염둥이 예지·예은이 소원이 꼭 이루어지게 해주세요

대성동 식구들을 만나고 나서 제 뇌리에 다음과 같은 엄청난 소망이 스쳤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는 대성동 초등학교 아이들의 소망쪽지를 들고, 아이들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찾아 뵙고 싶다는…….

두 분께 아이들의 천진무구한 소망을 전해드리고 싶어서…….

동북아 정세가 난기류에 휩싸여있고, 중국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국방부장이 평양에 이어 6년만에 서울을 방문하고, 노 대통령은 여야지도부와 내일 일본의 도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는데. 초당적 대처를 논의하는 그 자리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참석해서 한반도가 가야할 길을 함께 머리 맞대고 의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교황 베네딕도 16세는 "이라크에 폭력대신 평화가 충만하고 이란 핵 위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원한다"고 하셨다는데, 왜 우리 한반도의 평화는 빠져있는지? 저는 교황님께 저의 소망쪽지를 보낼 겁니다. 그래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그분의 메시지를 담아 소망나무에 걸 겁니다.

북한 서해안 지방에는 17일 때아닌 눈까지 내렸다네요. 평양 조선중앙통신은 "4월은 온갖 꽃이 만발하고 3월에 파종한 협동농장 논밭에서 새싹이 나오는 시기"라며 "때아닌 눈이 내려 식물은 물론 농작물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됐다"고 우려했답니다.

44년만의 이상기후로 북한지방에 내린 때아닌 눈이 서설은 아니더라도 좋은 소식을 가져오길 소망하며,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께 제안 드립니다.

두 분을 꽃들이 만발하는 5월에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통일동산과, 제가 만들고 있고 두분이 오시면 보여드릴 소망공원에 초대합니다. 초대에 응해주시길 진정으로 부탁드립니다. (죄송하네요. 아직 정식으로 초대장을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두 분을 모실 소망을 오늘에서야 가슴에 품었네요. 통 크게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 주 안으로 초대장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시기 어렵다면 제가 대성동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두 분을 뵈러가고 싶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초대해주신다면, 대성동에서 가장 가까운 기정동 마을에 있는 학교의 아이들과 선생님들도 꼭 함께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5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