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2006년 4월 초순, 광양 매화마을 봄나물 파는 아낙네들 ⓒ 나천수
봄 바구니
글/나천수
봄은 제 몸 팔려고
스스로 봄바람 난다.
봄을 사고파는 것도 한 철,
잘 팔려야 하고
잘 사야 하는데,
지난겨울 흙 속에 숨어
제 모습 보호색으로 감추고
잠자는 초목에 은폐하여
죽은 체 하고 있던 봄이
어린 보리 잎에
쑥이며 달래, 냉이 순으로
옷을 갈아입고
봄나물 바구니에 담겨 나와
제 알몸 팔려 하는데
봄을 사러온 상춘객들
힐끗 흙 묻은 봄을 보고
사지도 않는다.
꽃뱀처럼 속살 보여주는
봄 매화꽃에 눈이 팔려
바구니에 담긴 숫처녀 봄을
몰라보다니,
봄도 먹어야 맛인데,
힐끗 눈으로 보는 봄의 잔상이
얼마나 남아 있을지,
바구니에 담긴 봄이
팔리지 않아 시들어만 가고 있으니...
덧붙이는 글 | 오마이 독자를 위한 남도 꽃 소식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