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장묘, '빙장'을 아십니까

한기총 '장묘 문화 국제 심포지엄' 개최... 기독교인 25%만 "사후 화장하겠다"

등록 2006.04.20 11:22수정 2006.04.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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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주최로 '장묘 문화 국제심포지엄'이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클럽에서 열렸다.
한기총 주최로 '장묘 문화 국제심포지엄'이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클럽에서 열렸다.김철관
유교사상에 힘입은 매장위주의 장묘 관행이 국토 잠식, 자연환경 훼손, 장묘 비용 상승 등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장묘 문화 개선방향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스웨덴 출신 생물학자 수진 위그 매삭씨는 친환경 장묘인 '빙장'의 필요성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스웨덴 출신 생물학자 수진 위그 매삭씨는 친환경 장묘인 '빙장'의 필요성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김철관
지난 1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클럽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 주최로 열린 '친환경적·생물학적인 장묘 문화' 국제 심포지엄에서 '환경적·생태학적 매장 방법 소개'를 발제한 스웨덴 출신 생물학자 수잔 위그 매삭씨는 빙장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그는 "빙장을 통해 무기물이 된 사체는 새로운 유기물을 구성해 식물들을 자라게 한다"며 "새로운 유기적 식물은 우리가 과거 존재했다는 것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몸도 나무와 동물을 통해 흙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몸은 입에 넣은 모든 음식의 결집이고, 흙으로 왔기 때문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빙장'이란 사체를 관에 넣고 냉동(-18도)한 후 사체를 부서지기 쉽도록 액상 질소처리(-196도)를 해 진공상태에서 관과 사체에 기계진동을 가하면 60초 이내에 뼈와 관을 포함한 모든 것이 밀리미터 크기로 조각된다. 그렇게 수분(70%)이 빠져나간 조각된 잔여물(수분을 제외한 신체) 30%는 관으로 안치돼 흙에 묻게 되는 장묘 형태이다.

김태복 중부대 교수.
김태복 중부대 교수.김철관
이어 김태복(한국토지행정학회 회장) 중부대 교수는 '한국 장묘 문화의 개선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매장위주의 장묘 관행이 국토잠식, 자연경관훼손 등의 여러 가지 병폐가 나타나고 있다"며 "장묘 관행의 변화는 가치관과 인구이동, 가족구조와 경제발전 등의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묘 시설 확보문제가 종전과 달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개인이나 가족 등과 협력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교수는 우리 장묘(매장)의 문제점으로 ▲제도권내 묘지 아닌 묘지 사후관리 소홀 ▲전체 분묘의 40%가 무연고 묘지 ▲살아있는 주거공간과 주검 공간의 격리(일본과 유럽 상호근접)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 후에도 정부당국의 의지부족 ▲장묘 문화 시설의 낙후성과 지역이기주의 대두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과 국민의식 결여 등을 지적했다.

이어 대한 극복 방안으로 김 교수는 "불법 묘지근절을 위해 공설 또는 사설 법인묘지 이용자에게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정확한 장묘 시설의 지자체별 수요예측과 민·관 협력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화장장, 공설납골당, 납골시설 확충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선도적 장묘 문화 개선을 위한 지자체 활동 홍보와 대국민 인식 개혁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김 교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의 미비점 보완(국립묘지령 개정 등) ▲전국 묘지현황 파악 및 관리 DB구축 ▲법인묘지 관리비 현실화 방안강구 ▲장의자동차 수급 조장방안 강구 ▲대도시와 지방도시 장묘 정책적 차등화 등을 장묘문화 개선의 대안으로 내놓았다.

정장복 한일장신대 총장.
정장복 한일장신대 총장.김철관
또 다른 발제자인 정장복 한일장신대 총장은 '기독교의 장묘 문화의 개선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정 총장은 "그리스도인들의 70%이상이 화장에 찬성하면서도 막상 '자신의 사후에 화장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25%만 화장을 하겠다는 응답이 나왔다"며 "바로 여기에 우리 교회에 주어진 과제가 실로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정 총장은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설득과 교육을 통한 개선의 길과 함께 대화를 통한 교회의 입장 정리가 빠르게 진전돼야할 것"이라며 "갈등과 대립의 개선을 위한 행진보다 서로 보완을 시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제 심포지엄은 고창근 한국기독교총연합 문화예술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장묘 문화에 깊은 관심을 보인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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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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