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크게(?) 쐈어요.한나영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비자금' 문제도 사실은 돈을 좋아하는, 인간의 속성 때문에 생긴 비리가 아니던가. 하여간 돈이 생긴다고 하면 누구든 좋아할 것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은 돈이 필요 없을까? 천만의 말씀! 돈이 필요한 것은 오히려 청소년들이 더할 것이다. 그들은 때가 때이니만큼 사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고, 가고 싶은 데도 많은 '호기심 천국'에 사는 10대들이다. 그런만큼 그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필요한 돈을 아이들은 어떻게 충당하나. 대부분은 부모로부터 '거저' 받는다. 일하지 않은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는데 저들은 공짜로 돈을 받는다.
물론 아직 미성년자이니 그럴만한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좋은 때이긴 하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들이 원하는만큼 돈을 주지 않는다. 아니, 줄 수가 없다. 아이들의 '무한대 욕구'를 충족시켜 줄 만한 엄청난 재력을 가진 부모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늘 궁한 상태로 지내는 게 우리 아이들이다. 그렇다면 자기가 직접 벌어서 필요한 용돈을 충당하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지만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불가능하다. 아니, 원천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결코 아니다.
딸아이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다녔다. 그런지라 나는 우리 고등학생들의 '삶'이 어떠한 지를 잘 안다. 한마디로 팍팍하다. 7시가 되기 전에 아이들은 칼칼한 입에 밥을 넣고 하품을 하며 학교로 향한다.
점심, 저녁을 모두 학교 급식으로 때우고 밤10시까지 야자(야간 자율?학습)를 한다. 여기까지는 모든 학생들이 피할 수 없는 기본이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데 곧장 오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대개는 학원이나 독서실을 가거나, 또는 늦은 밤에 과외를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주말에는 시간이 있을까. '주말반' 학원을 가는 경우도 있고 고3인 경우는 다시 등교를 한다. 그러니 돈을 벌기는커녕 취미 생활을 할 시간도 없다.
"엄마, 대학 첫 학기 등록금만 내 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