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섬진강을 보셨나요?

따스한 봄 햇살 가득한 섬진강으로 나가봤습니다

등록 2006.04.26 12:07수정 2006.04.26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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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과 지리산은 연인처럼 어울립니다.
섬진강과 지리산은 연인처럼 어울립니다.조태용
따스한 봄 햇살이 섬진강에 가득합니다. 강변 논에는 하나둘 피기 시작했던 자운영이 한 가득 피었습니다. 논에 살던 자운영 씨앗이 비를 타고 흘러들었는지 섬진강에도 한두 송이씩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자연은 누구에게나 자리를 내어 줍니다.


섬진강과 자운영
섬진강과 자운영조태용
봄 햇살이 따뜻하기 때문일까요? 섬진강이 순한 새색시처럼 착해 보입니다. 섬진강은 격류가 있는 것도 아니요, 갑작스럽게 휘어져 당황스럽지도 않습니다. 섬진강은 자연 그대로 유유자적합니다. 느린 듯 부드럽게 휘어지고, 곧장 흐르다 다시 느려집니다. 강은 직선으로 시선을 끌고 곡선에서 사람들을 품어 여기 저기 마을을 만들고 함께 어울려 살아갑니다. 강 넘어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마을이 있고 그 마을에는 강을 닮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것입니다.

연인처럼 다정하게 핀 자운영
연인처럼 다정하게 핀 자운영조태용
구례에 흘러들어 처음 만나는 섬진강과 지리산은 오래된 연인이라도 되는 듯 다정해 보입니다. 강에서 보면 산은 강의 배경이 되고 산에서 보면 강은 산의 배경이 되어 줄 것입니다. 구례에서 지리산을 만난 섬진강은 저 멀리 하동을 넘어서기까지 손을 놓지 못하고 지리산과 함께 흘러갑니다.

소풍나온 듯 모여 있는 소금쟁이
소풍나온 듯 모여 있는 소금쟁이조태용
그러나 만남에는 항상 헤어짐이 존재하는 법이죠. 강은 바다로 흘러 이별의 슬픔을 소멸로 해방시킵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강과 산을 그대로 존재합니다. 인간의 눈에만 한 세상이고 한 목숨이며 이별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산과 강에게는 한 세상도 한 목숨도 이별도 없는 듯합니다. 그저 오랜 시간 스스로 존재했던 것이고 존재할 것입니다.

눈을 낮추어 보니, 강 물 낮은 곳에는 소금쟁이들이 봄날의 소풍이라도 나온 듯 함께 모여 분주합니다. 저처럼 봄날을 즐기는 것일까요? 소금쟁이의 모습을 본 지도 참 오랜만입니다. 시골 동네 개울엔 어김없이 있던 놈들인데 말입니다. 이 놈들 한 번 못 볼 만큼 바쁘게 살았던 것일까요?

보리밭과 섬진강
보리밭과 섬진강조태용
봄날의 섬진강과 지리산
봄날의 섬진강과 지리산조태용
고개를 돌려 17번 국도를 보니 씽씽 거리는 차들로 분주합니다. 자가용, 트럭, 트레일러 온갖 차들은 무엇인가를 행해 달려갑니다.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는 없지만 섬진강을 만나시거든 잠시 차를 세워 강처럼 잠시 여유를 가져 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참 '봄스러운' 날입니다. 이런 날은 하루 종일 봄빛에 취해 섬진의 강변을 걸어도 좋을 듯합니다. 꽃을 보고 섬진강을 보고, 지리산을 보고, 나를 돌아보며 걷는 다면 어느새 행복해지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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