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최후 경고', 현대는 복직 약속 지켜라"

[현장] 순천 현대하이스코 앞, 노동자 1500명-경찰 5000명 곳곳서 마찰

등록 2006.04.27 18:58수정 2006.04.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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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광주전남 노동자 제1차 총궐기대회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 현대하이스코 진입로에서 1천5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집회를 마치고 공장에서 6km 떨어진 컨테이너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려는 참가자와 바리케이트를 치고 저지하는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광주전남 노동자 제1차 총궐기대회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 현대하이스코 진입로에서 1천5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집회를 마치고 공장에서 6km 떨어진 컨테이너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려는 참가자와 바리케이트를 치고 저지하는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a 공장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행진하는 참가자들이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자 밤늦은 시간까지 대치하고 있다.

공장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기 위해 행진하는 참가자들이 경찰에 의해 저지당하자 밤늦은 시간까지 대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해고 노동자 복직... 현대, 약속을 지켜라"
광주전남 노동계, '지역연대 총파업' 벌이는 이유

민주노총광주전남본부는 27일 처음으로 한 사업장의 현안문제로 '지역연대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이 날 광주전남본부 소속 노조원 1500여명은 현대하이스코 순천 공장 6km 인근에서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며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이들이 지역연대 총파업 투쟁을 벌이는 이유는 지난해 전국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노조원 61명이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11일 동안 크레인 농성을 벌인 끝에 얻어낸 '확약서'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3일 순천시장,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대표,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사내 하청업체 대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 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대표 등 6자는 크레인 농성 자진 해산을 조건으로 '확약서'에 서명했다.

확약서에는 ▲하청업체는 향후 신규채용 및 4조3교대제 도입 등을 통해서 실직자를 우선 취업시킬 것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은 제 1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 ▲하청업체는 노동조합 활동 보장할 것 ▲민형사상의 문제를 최소화할 것 등이 담겼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와 하청업체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확약서가 체결된 이후 이들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66명 노조원에 대한 현대하이스코 측의 72억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다. 현대 하이스코와 하청업체는 현재까지 7명의 해고 노동자를 복직시켰을 뿐이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와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조는 교섭을 통해 확약서 이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아무런 성과를 보지 못했다.

현재 비정규직 노조 등은 해고자 100여명의 복직, 손배소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하이스코 측과 하청업체는 복직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25일 교섭에서 현대하이스코와 하청업체는 "2006년 말까지 20명의 복직(이미 복직한 인원 포함)과 2008년까지 경영상태를 감안해 5명을 복직시키겠다"고 했다. 손배소 청구 소송 취하 의사도 없는 상태다.

이러한 확약서 불이행에 대해 노동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정희성 광주전남본부장은 27일 "복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으면 5월 1일 노동절에 민주노총은 전국 노동자대회를 순천에서 열 것"이라며 "안 되면 지속적인 대규모 투쟁을 계획할 것"이라고 밝혀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신 : 27일 밤 11시 15분]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앞에서의 노동자 집회는 저녁 9시 50분경 끝이 났다. 이날 저녁 7시 20여분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이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콘테이너에서 20여m 뒤쪽으로 밀어낸 이후 "확약서를 이행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정희성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은 "5월 1일 더 강력한 투쟁을 이 곳 순천 하이스코 공장에서 벌일 것"이라며 "반드시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할 수 있도록 투쟁하자"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최소 5천명 이상이 집결해 '광주전남지역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날 집회에는 1500여명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 정희성 본부장은 "집회에 참가한 인원은 적을 수 있지만 현대하이스코 해고 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연대 총파업을 했다"며 "오늘이 안 되면 내일도 하고 지속적으로 대규모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8일 광주광역시에서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일 동안의 크레인 농성으로 수감 중인 박정훈 금속노조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장 등 3명은 지난 24일부터 광주교도소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한동안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격렬한 충돌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큰 부상은 없는 상태다.


한편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은 만일에 대비해 공장 정문 앞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여기에 미끄럼 현상이 생기는 윤활유를 발라 놓기도 했다.

a 컨테이너박스 바리케이트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컨테이너박스 바리케이트위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a 집회를 마치고 공장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려는 참가자와 바리케이트를 치고 저지하는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집회를 마치고 공장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려는 참가자와 바리케이트를 치고 저지하는 경찰이 충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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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 27일 저녁 8시]

17번 국도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진입로에서 대치하고 있는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과 경찰은 오후 6시 40분부터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공장 쪽 진입을 저지하는 경찰 쪽을 향해 대나무와 돌을 던지며 저항하고 있다.

일부 노동자들은 경찰 측이 쌓아놓은 컨테이너 박스 사이의 빈 공간으로 진입을 시도했고 이에 경찰은 물대포와 소화기를 뿌려대며 저지에 나섰다. 저녁 7시 20분 현재 진입에 실패한 시위대는 컨테이너 박스로부터 약 50m 가량 떨어진 곳으로 물러나 간단한 집회를 열고 있다.


[1신 : 27일 오후 6시 55분]

27일 오후 6시 현재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소속 노조와 금속노조 울산지부 등 1500여명의 노동자들은 현대하이스코 공장으로 진입하는 17번 국도 위에서 확약서 이행을 요구하는 총궐기대회를 오후 3시 30분부터 벌이고 있다.

애초 총궐기 대회는 현대하이스코공장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이 공장으로 향하는 진입로 3곳에 콘테이너 박스로 방어막을 설치해 무산됐다. 경찰은 도로에 볼트를 박아 콘테이너 박스를 고정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동자들은 하이스코 공장에서 6km 떨어진 곳에서 국도 위에서 집회를 진행중이다. 정희성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목숨을 건 크레인 농성을 통해 얻어낸 확약서를 이행하지 않는 현대자본을 향해 최후의 경고를 했지만 지금도 꿈쩍 않고 있다"며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내놓을 때까지 대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a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광주전남 노동자 제1차 총궐기대회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 현대하이스코 진입로에서 1천5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승리를 위한 광주전남 노동자 제1차 총궐기대회가 27일 오후 전남 순천 현대하이스코 진입로에서 1천5백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a 덤프연대 소속 노동자달은 경찰의 진입에 대비, 덤프트럭에 실은 모래를 도로에 쏟아부어 방어선을 만들고 있다.

덤프연대 소속 노동자달은 경찰의 진입에 대비, 덤프트럭에 실은 모래를 도로에 쏟아부어 방어선을 만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 본부장은 "확약서를 체결할 때 현대그룹 본사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현지에 내려와 문제 해결에 나선 바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진지한 교섭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현대 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현대가 확약서를 이행을 하지 않을 경우 5월 1일 노동절에 전체 민주노총 사업장이 순천에 집결해 현대자본을 향한 대투쟁을 벌일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분노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한편, 전·의경 부모모임이라고 소속을 밝힌 30여명, 순천참관단 10여명은 '아름다운 순천 살기좋은 순천'이라고 적힌 피켓 등을 들고 집회장소로 와 시위대열 옆을 지나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피켓과 어깨띠를 빼앗는 과정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부모모임 한 회원이 쓰러졌다. 50대의 한 회원은 "온라인에서 만나 서울·전주·광주 등지에서 왔다"고 말했다. 또 흥분한 노동자들은 이 실랑이 과정을 켐코더로 촬영하던 전남지방경찰청 한 관계자를 붙잡아 머리채를 잡기도 했으며 발 등으로 차기도 했다.

또 오후 5시께 경찰이 집회에 합류하려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을 막아서면서 경찰과 한때 충돌하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경찰이 노동자들의 시위 대열로 다가서자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했다. 다른 한켠에셔는 덤프연대 노동자들이 8대의 트럭에 미리 실어놓은 흙을 도로에 뿌려 방어막을 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총궐기 대회에 대비해 전국에서 50개 중대 5000여명의 병력을 집결시켜 시위에 대비했다. 집회 도중에는 헬기까지 동원 공중에서 노동자들의 시위 장면을 촬영하며 채증작업을 벌이고 있다.

a 경찰이 17번 국도 현대하이스코 진입로 부근의 시위 대열로 조금씩 다가서자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경찰이 17번 국도 현대하이스코 진입로 부근의 시위 대열로 조금씩 다가서자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a 집회 도중 '순천시민참가단'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집회현장에 들어오자 시위중인 노동자들이 피켓을 빼앗으며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집회 도중 '순천시민참가단'이라고 밝힌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집회현장에 들어오자 시위중인 노동자들이 피켓을 빼앗으며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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