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은 문화마인드 갖춘 지도자 원한다"

[5.31 지방선거 민심탐방⑧] 문화는 경쟁력 있는 산업, 발상의 전환 필요

등록 2006.05.05 18:00수정 2006.05.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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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작업장으로써의 적합성을 살리면 양산을 문화도시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김상규(49) / 만평석재·석공예명장]
예술작업장으로써의 적합성을 살리면 양산을 문화도시로 탈바꿈 시킬 수 있다.[김상규(49) / 만평석재·석공예명장]양산시민신문
과연 경남 양산은 문화의 불모지인가. 이날 모인 문화예술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으나 흩어져 있는 예술인들을 한 곳에 모으려는 관(官)의 노력과 배려가 부족했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양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만나 문화예술인들이 바라는 단체장과 시의원에 대한 요구사항과 질책들을 들어보았다.

문화의 불모지가 아니다

김상규 "양산은 결코 문화의 불모지가 아니다. 하북에서 작업을 한 지 8년이 됐는데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양산에서 실제로 살고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은 결코 적다고 말할 수 없으며 타지역과 비교해서 오히려 많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효과적으로 그들을 모으고 홍보하는 분위기가 형성 되어 있지 않은 것일 뿐 많은 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양산은 대도시가 가질 수 없는 자연환경이 있어 예술인들의 작업장으로 아주 적합하다. 그런 조건들을 잘 살리고 흩어져 있는 힘을 결집시킨다면 양산을 문화도시로 탈바꿈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석희 "옳은 말이다. 숨어서 하는 분도 끌어내고 그 분들 스스로가 자신이 하는 일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유도해야 한다.

우리시가 내걸고 있는 슬로건 중 하나가 '기업하기 제일 좋은 도시 양산'이라고 알고 있다. 산업이라고 하면 거창한 걸 생각하게 되는데 다른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화와 산업을 별개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화가 곧 산업이다.


작년 생활체육대축전기간에 열렸던 제1회 양산시 기업제품전시회의 경험이 일례다. 전통악기를 만들면서 한국공예산업진흥협회 경남지회장을 맡고 있는 나는, 협회의 회원들이 생활공예품을 전시해 전시기간 3일 동안 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보았다. 시에서 어떤 판을 벌려 주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

순천에 있는 '낙양 읍성'도 좋은 예다. 그곳에서는 민속마을을 만들어 예술활동을 하는 이들을 위해 생활공간을 내어주고 생활보조금도 지원해준다. 천연염색, 된장 담그기, 도자기만들기 등 보존할 가치가 있고 이어나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각종 문화예술을 한 자리에 모아주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 놓으니 외지에서 보러 오고 자연스럽게 관광객유치도 되더라.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인가."


문화적 마인드를 갖춘 지도자를 바란다

눈앞의 개발과 이익뿐만 아니라 양산을 사랑하고 문화를 이해, 배려하는 안목도 가져야 한다. [박극수(57) / 천성산문학회 회장·시인]
눈앞의 개발과 이익뿐만 아니라 양산을 사랑하고 문화를 이해, 배려하는 안목도 가져야 한다. [박극수(57) / 천성산문학회 회장·시인]양산시민신문
김상규 "그런 생각들이 어디서 나오느냐. 물론 자치단체장이나 시의원들이 문화에 관련된 지식과 경험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 단체장이나 시의원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없더라도 적어도 문화적 마인드는 가져야 한다고 본다."

박극수 "다른 여러 가지 조건들도 갖추어야 하겠지만 일단은 양산을 사랑하는 사람이 양산을 이끌어 나가야 된다. 흔히들 문화, 예술을 이야기하면 배부른 소리라고 말하지만 문화는 생활 그 자체다. 문화는 우리의 삶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고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매개체다. 양산을 위해 일하는 지도자들은 다만 눈앞의 개발이나 이익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문화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안목까지도 가져야 한다."

김상규 "작년에 있었던 문화예술회관의 공연실적은 정말 놀라웠다. 수준 높은 공연들도 많았고 시민들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끌어내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 지역예술인들이 많은 활용을 해야 될 때가 아닐까. 지역예술인들이 예술회관을 사용할 때는 대관료 할인이나 우대조건을 담은 조례가 제정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반가운 일이다.

양산의 브랜드를 다른 데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지역예술인들을 발굴하고 키워서 그들을 브랜드화하는 것을 고민하는 것은 어떨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보다 있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창의적인 전문가가 되라

양산에 널려 있는 문화를 잘 살려 산업화 시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이석희(52) / 가얏고·가야금제작]
양산에 널려 있는 문화를 잘 살려 산업화 시키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이석희(52) / 가얏고·가야금제작]양산시민신문
이석희 "이제 정치하는 사람들도 한 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무작정 정치를 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교육이면 교육, 문화면 문화, 전문분야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임할 수 있어야 한다."

김상규 "예술이 다른 게 아니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산성, 비석, 전설 모든 것이 다 의미 있는 작업으로 승화될 수 있다.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벤트와 잘 결합하면 시민들의 관심도 끌고 친근한 지역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석희 "무형문화재 신청을 하러 문화예술과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담당공무원이 아무 것도 모르더라.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문화예술과 같은 특수한 분야는 문화적 소양이 있는 전문가를 배치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문화예술인과 관(官)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시 기념품으로 지역문화예술인이 만든 유형문화재작품을 시가 직접 구입하는 방법도 어떨까. 조금만 발상을 바꾸면 할 수 있는 것들은 많다."

시민들의 소중한 권리 행사 무엇보다 중요

박극수 "좀전에도 말했지만 양산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 뽑혀야 한다. 정당색깔이 양산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시민의 생각이 빠진 채 특정 정당에 줄서기하는 지금의 행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 정당보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갖춘 상태에서 양산의 미래를 걱정하라."

이석희 "기초의원까지 공천제를 도입한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시민의 눈치를 살피어야 할 사람들이 엉뚱한 곳에서 에너지를 다 낭비하고 있다. 정당에 빌붙어 있을 시간에 자신의 정치적 소신부터 생각해봐라. 시민들에게 선거로써 철저히 심판 받아야 한다."

김상규 "그런 사람들을 심판하려면 시민들의 표로 보여줘야 하는데 당장 투표부터 하러 가야 한다. 나 하나 찍는다고 뭐가 되겠냐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그 한표가 얼마나 소중한 지 우리 시민들이 깨달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양산시민신문 선거보도팀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http://ysnews.co.kr) 131호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양산시민신문 선거보도팀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http://ysnews.co.kr) 131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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