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차이를 모르겠다"

등록 2006.05.07 18:23

수정 2006.05.08 15:43

대표적 진보학자인 최장집 교수(고려대 정치외교학·사진)는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난 없다고 본다"며 '비정치' 이슈들로 이미지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 교수는 지난 6일 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정당들이 비사회경제적 이슈들, 갈등 없이 서로 편안한 것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슈들을 배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 후보측은 전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강금실 열린우리당 후보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를 향해 "새롭다면서 정치와 거리두기를 한다"면서 이들의 '반정치 담론'에 대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아울러 최 교수는 "당의 정책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후보의 역할"이라며 당 따로, 후보 따로 노는 선거운동 풍토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심상정 같은 스타급 정치인 더 나와야"

김 후보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만남은 민주노동당에 대한 쓴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되었다.

최 교수는 민주노동당에 대해 "당의 변화가 너무 느리다, 내부 선거경쟁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옛날 운동 하듯이 혁명적, 전투적 중심으로 나가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또한 최 교수는 "민주노동당은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고 그 차이 때문에 합의와 당론을 정하기 어렵지 않냐"며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늦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노회찬·심상정 의원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 교수는 이 두 의원에 대해 "기대가 크다"며 "정치는 사람이 하는 것인데 스타급 정치인들이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당 전체적으로는) 이렇다 할 느낌은 없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민주노동당 김 후보에 대해 각별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빈곤과 차별에 대한 각 당의 입장과 고민을 내놓으라고 다그쳐보라. 군더더기 없이 간명한 태도가 필요하다. 남들이 말 못하고 안하는 것들, 우리 사회 지배적 담론과 당연하다고 치부되는 것들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맞받아 대안을 얘기해야 한다. 다른 당은 이런 것 못한다. 민주노동당이 해야 한다."

또한 김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의료, 교육 등의 분야에서 '사회주의적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 "북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 원리의 도입이 필요하다"며 "말은 분명하게 하되 표현과 표정은 부드럽게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 후보는 앞서 재야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만났고, 앞으로 리영희·신영복 교수 등을 만나 열린우리당과의 차별성을 적극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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