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빵맨 도시락 맛 좀 볼텨!

나들이 도시락으로 준비한 제육양배추쌈과 캐릭터 도시락

등록 2006.05.10 18:24수정 2006.05.10 18:35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이효연

주말에 비가 온 이후 거친 황사 바람 흔적이 씻은 듯 없어졌다.

하늘은 더욱 파래지고 신록은 눈부시게 싱싱해졌다.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집 안에 있자니 몸이 비비 꼬이면서 눈길이 자꾸만 바깥으로 향한다. 자연과 함께 즐기는 본격적인 피크닉 철이 다가온 것이다. 그런데 이맘때가 되면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둔 주부들은 어김없이 '도시락 걱정'을 해야 한다. 요즘 슈퍼마켓에 나가면 삼삼오오 함께 장을 보러 온 주부들의 두런거림 속에서 그들의 '작지 않은 근심'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그런 엄마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일까?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엄마가 집에서 싸 주는 도시락 대신 친구들과 함께 패스트푸드점에 몰려가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맞벌이로 워낙 바쁜 데다가 아이들도 사 먹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소풍날이면 돈 먼저 챙겨주는 엄마들도 꽤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딱히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두고두고 간직할 소중한 추억거리를 하나씩 잃어가는 것만 같아서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나의 소풍 도시락은 항상 김밥에 빨간 딸기물이 들어 있었다. 도시락용 쿠킹호일이 흔치 않았던 시절이었고 그나마 칸칸이 밀폐가 잘 안 되는 도시락이었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의 소풍 도시락도 특별했다. 소풍날이면 친구 엄마가 '도깨비 시장'에서 용케 구해 온 '캔에 든 포도 맛 환타'가 아주 인기였다. 캔 음료수가 흔치 않았던 터라 모두들 빙 둘러서서 한 모금씩 마셨던 기억을 하면 지금도 빙그레 웃음이 난다.

사실 야외에 나가 자리 펴고 앉아 먹는 음식이라면 그 무엇인들 맛이 없으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 있는 마음으로 편한 사람과 함께 나누는 나들이 도시락은 정말이지 고추장에 오이 한 조각만 있어도 군침이 돌게 마련이다. 시간 여유가 없어 멀리 못 나간다면 집 앞 한적한 빈터에 신문지 한 장 깔고 앉아 참기름과 소금으로 뭉친 주먹밥이라도 먹어보자. 차가운 얼음물 한 모금을 마신 후 파란 하늘을 눈에 넣고 큰 숨 한 번 들이켠다면 그보다 더한 신선놀음이 있을까?

나들이 도시락을 준비하려고 큰 장을 보자면 부담이 되어 소풍을 떠나기도 전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를 먼저 꼼꼼히 살펴보고 가능한 도시락을 준비해 보자. 한 가지 주의할 것은 날씨가 점점 더워지므로 요리를 할 때 약간 짭짤하게 간을 해야 음식이 쉽게 상하지 않는다는 점.

또 고기를 밖에 나가 직접 구워 먹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요즘은 나들이 장소에서 취사를 허용하지 않는 곳이 많으므로 그런 경우에는 미리 고기를 익혀 쌈 도시락을 만들어 가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저렴한 돼지불고기를 고추장 양념해 밥과 함께 속을 채운 양배추쌈 도시락으로 푸짐하고 든든한 가족 나들이를 즐겨보자. 또 '햄버거'를 선호하는 아이들의 입맛을 이 기회에 '엄마표 캐릭터 도시락'으로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주먹밥을 기본으로 해서김, 소시지, 오이, 달걀 정도의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예쁜 캐릭터 도시락을 만들 수 있다. 요즘 아이들은 만사에 패션을 생각한다. 뚜껑을 여는 순간 나타나는 캐릭터 도시락은 저절로 '세련된 엄마, 자랑스런 엄마' 이미지를 높이기 마련이다.


캐릭터 도시락

a

ⓒ 이효연

1. 헬로키티 도시락


* 헬로키티 도시락 재료 : 밥 1공기(참기름 1/2큰술 + 소금 1/4큰술), 김, 분홍 소시지, 치즈

a

ⓒ 이효연

① 밥 1공기에 참기름과 소금을 섞어 골고루 비빈 후 헬로 키티 고양이 얼굴 모양을 만들어 둔다.
② 김을 오려서 눈과 수염을 만들어 붙이고 분홍 소시지와 치즈 등으로 리본을 만들어 귀에 붙인다.
③ 김밥용 김을 얇은 띠 모양으로 오려 테두리에 붙여도 좋다.

a

ⓒ 이효연

2. 호빵맨 도시락

*호빵맨 도시락 재료 :
밥 1공기(양파, 당근 등 야채를 잘게 다지고, 통깨, 토마토 케첩 등을 적절히 섞어 기름에 볶아 둔다),
분홍 소시지, 치즈, 김, 당근 약간


① 야채, 케첩과 같이 볶은 밥을 둥글게 뭉쳐 호빵맨의 얼굴을 만들어 둔다.
② 김을 오려서 눈과 눈썹을 만들어 붙인다.
③ 소시지와 치즈를 둥글게 오려 뺨과 코에 붙이면 완성.

a

ⓒ 이효연

3. 미피 도시락

*미피 도시락 재료 :
밥 1공기(참기름 1/2큰술 + 소금 1/4큰술), 꼬마 스틱 소시지, 비엔나 소시지, 오이, 어묵, 당근, 달걀, 제철 과일 약간.


① 밥 1공기에 참기름과 소금을 섞어 골고루 비빈 후 미피 토끼모양으로 얼굴을 만들어 둔다.
② 김을 오려서 눈과 입을 만들고 소시지와 치즈를 오려 리본을 만들어 귀에 붙인다.
③ 달걀을 삶아 모양내서 반 갈라 케첩을 뿌려 장식한다.
④ 오이와 당근 등은 막대 모양으로 썰고 제철 과일(딸기)도 한 입 크기로 잘라보기 좋게 담는다.
⑤ 동그란 어묵에 김으로 눈과 입을 오려 붙이고 꼬마용 스틱 소시지를 잘라 귀를 만들어 둔다.
⑥ 비엔나 소시지에 가로 세로 1㎜ 칼집을 넣어 기름에 볶은 뒤 꽃 모양으로 만들어 둔다.
⑦ 속이 뚫린 어묵에 오이 1/4등분 한 것을 넣어 적당한 길이로 잘라 담는다.

a

ⓒ 이효연

< 요리 TIP >

1. 캐릭터 얼굴은 생각보다 눈이나 코의 위치를 잡는 것이 어렵다. 가급적 그림이나 책을 봐 가면서 만들면 쉽게 만들 수 있다.
2. 곁들이 반찬을 넣는 '미피 도시락' 같은 경우, 미리 어떤 재료를 어떻게 만들어 넣을 것인지 머릿속으로 색 조화를 생각하고 밑그림을 간단히 그린 후 준비하자.
3. 김을 오릴 때에는 손에 기름이나 양념이 묻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해야 들러붙지 않고 수월하다.
4. 밥은 가능하면 꼭꼭 뭉쳐야 나중에 흩어지지 않고 끝까지 모양이 유지된다.

a

ⓒ 이효연

제육 양배추 쌈밥

재료 : 밥 4공기, 굵은 소금(오이 씻는 용도)약간, 기름 적당량, 양배추 1통, 돼지불고기 반 근, 오이 1개(반 갈라서 씨를 제거한 후 곱게 채썰어), 쌈장 약간, 불고기 양념, 고추장 2큰술, 설탕 1 큰술, 카레가루 1/2큰술, 진간장 1큰술, 국간장 1큰술, 생강즙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술 4큰술, 참기름 2큰술, 굴소스1/2큰술

① 밥은 고슬하게 지은 후 커다란 볼에 넣고 한 김 식혀둔다.
② 양배추는 겉면의 지저분한 것을 떼어내고 찜기에 넣어 투명해지도록 쪄낸 다음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한 장씩 떼어낸 후 물기를 빼 둔다.
③ 돼지 불고기는 분량의 양념에 반나절 정도 재운 후 국물이 질척하지 않도록 센불에 바짝 볶아둔다.
④ 오이는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깨끗하게 씻은 후 반 갈라서 씨를 제거한 후 곱게 채 썰어둔다.
⑤ 도마 위에 물기를 제거한 양배추를 넓게 편 후 밥, 오이, 제육불고기, 쌈장 순으로 올린다. 밥과 양배추에 간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제육불고기를 좀 넉넉히 담아야 쌈밥이 싱겁지 않다.
⑥ 양배추 잎으로 가지런히 돌돌만 다음 반 잘라 단면이 위로 오도록 해서 도시락에 보기 좋게 담는다.

a

ⓒ 이효연

< 요리 TIP >

1. 도시락에 곁들이는 반찬은 가능하면 새콤달콤한 맛으로 입맛을 돋울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면 좋다. 무를 3×2×2㎝ 크기의 네모기둥으로 썬 다음 가로 세로로 1㎜ 정도의 칼집을 깊숙이 낸 후 식초, 설탕, 소금에 절여 두었다가 꼭 짠 후 털어 곁들인다. 채썬 부분을 보기 좋게 펼친 후 오이, 당근을 잘게 다져 뿌리면 꽃 모양을 낼 수 있다.

2. 가운데가 뚫린 어묵의 길이에 맞춰 당근, 오이, 단무지 등을 잘라 끼우면 색다른 도시락 반찬을 만들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문화일보 '이효연의 스트레스 없는 요리',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http://blog.empas.com/happymc

 본격적인 나들이철입니다. 밥과 김, 그리고 색을 낼 수 있는 소시지와 달걀 등의 재료를 가지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 김밥과 어른들이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양배추쌈이예요. 파란 하늘과 맑은 바람이 자꾸만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덧붙이는 글 문화일보 '이효연의 스트레스 없는 요리',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http://blog.empas.com/happymc

 본격적인 나들이철입니다. 밥과 김, 그리고 색을 낼 수 있는 소시지와 달걀 등의 재료를 가지고 쉽게 만들 수 있는 캐릭터 김밥과 어른들이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양배추쌈이예요. 파란 하늘과 맑은 바람이 자꾸만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한달이면 하야" 언급한 명태균에 민주당 "탄핵 폭탄 터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