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교사의 빈소에 늦은 저녁에도 졸업생 등의 조문이 이어졌다. 유족들은 이 학교 교감의 파면 등을 요구하며 장례식을 하지않고 있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오마이뉴스 강성관
지난 13일 광주광역시 ㅇ고등학교 김아무개(46) 고3 담임교사의 자살을 둘러싸고 유족 측과 동문 등이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김아무개 교사는 자살하기 전날 이 학교 A교감과 학교운영 문제로 다툼을 하다 ㅎ교감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유족들은 "비민주적인 학교운영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껴서 자살 한 것"이라며 A교감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다.
14일 저녁 김 교사의 아내 윤아무개(43)씨는 "단순한 자살 사건이 아니고 학교운영에 있어 비민주적인 행태를 보여왔던 교감 등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에 대한 진상규명과 A교감의 파면, ㅎ교감의 공개사과가 없다면 장례식을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들 "진상규명과 교감 파면 없으면 장례 안 하겠다"
앞서 김 교사는 지난 13일 오전 11시 쯤 자신의 집 화장실 욕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교사는 유서 등은 남기지 않았지만, 유족들은 교감과의 술 자리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과 동료교사 ㄱ아무개씨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김 교사는 중간고사를 마친 이후 동료 교사 등과의 모임에 참석한 뒤 귀가했다. 이후 김 교사는 이날 의견충돌을 빚은 "교감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겠다"며 A교감에게 전화를 걸었고 호프 집에서 만나 학교운영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도중에 동료교사 ㄱ씨도 합석했다.
ㄱ씨에 따르면 "김 교사는 교감과 만나 비민주적인 학교운영, 권위적인 태도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며 "화장실을 다녀오는 사이에 교감이 김 교사를 소파에 짓누르고 목을 조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 교사는 13일 새벽 3시경에 귀가했고, 부인에게 "내가 그 사람(교감)한테 짓눌려서 맞았다, 비참하다"고 말했다는 것이 부인 윤씨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해당 A교감은 경찰 진술에서 "화가 나서 뺨을 한 번 때렸을 뿐"이라며 "김 교사를 누른 것은 그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부인 윤씨는 "평상시에도 김 교사는 독단적인 학교운영, 입시위주의 수업 등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고 이에 대해 제기했지만 매번 교감에게 묵살당해 왔다"며 "폭행 사건은 그 동안에 쌓였던 것이 그렇게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유족 등에 따르면, 김 교사는 ㅇ고에 전교조 결성을 준비해 왔다. 이와 관련 김 교사의 처남 윤아무개씨는 "학생수업 자율권 등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해왔고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전교조를 준비해 왔다"며 "학교 측은 고인이 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12일 저녁 술 자리에 동석했던 동료교사 ㄱ씨는 "교감의 학교운영 스타일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김 교사의 문제제기에 동의하는 분위기라 김 교사가 총대를 맨 것"이라며 "자신(교감)은 책임이 없다고 발뺌을 하지만 누구도 동의 못한다"고 다른 교사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학교측의 처분을 바랄 뿐"이라며 "이 문제로 학교가 어수선해서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학교측 "개인적인 문제일 뿐 학교 내부문제와는 무관"
이와 관련 학교 측은 14일 오후 유족 대표와의 면담에서 "김 교사 개인적인 문제"라며 "재단이나 학교운영 등 내부 문제 때문이 아니다"고 밝혔다는 것이 유족 측 설명이다. 또 "장례를 '학교장'으로 치를 수는 있다"며 "원하면 재수사를 요청해주겠다"는 입장이다.
김 교사를 폭행한 A교감은 14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술김에 있었던 일이지만 도의적으로 미안하다"면서도 "자살사건으로 특정인을 매도하거나 학교운영 등과 연결하는 것은 안된다"고 일축했다.
한편 김 교사의 자살사건에 대해 일부 재학생과 동문 등도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고 있어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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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 자살...유족 "폭행 교감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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