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자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왜일까요?
점심시간에 ‘밥을 빨리 먹으라’고 다그쳤다는 이유로 학부모가 교사를 찾아가 항의하고 이에 선생님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언제부터 선생님에 대한 예우가 이렇게 엉망이 되었나’란 생각이 듭니다. 또 한 중학교에서 제자가 교사를 폭행한 사건마저 생겼으니...
왜 이렇게 문제가 생길까? 도대체 왜?
첫째, 교사와 학생들의 대화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교통수단도 다양해지고 이제는 자가용이 필수품이 되어버린 요즘. 예전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같은 버스를 타고 오면서 또는 걸어오면서 대화를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요? 대화가 오고갈 수 있는 시간이 있던가요? 교사들이 자가용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탓하는 게 아닙니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학교 밖에 주차하고 학생들과 대화하면서 학교 교정으로 들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둘째, 점심시간이 문제인데요. ‘급식실이 부족하다. 인원이 부족하다’ 왜 모든 것을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합니까? 점심시간을 늘려주면 해결이 될 것을... 점심시간을 늘리면 교사들 퇴근이 늦어져서 힘드나요? 아니면 학원에서 반발이 생기나요? 아니면 학부모들이 공부를 더 시켜야 하는데 노는 시간을 왜 많이 주냐고 하나요?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학생들이 아침도 제대로 못먹는 판에 점심마저 제대로 못하면서 지내야 하나요?
셋째, 이번 일은 학생위주가 아닌 행정편의주의가 불러온 사건이라고 봅니다. 학생들보고 어른들을 이해해달라고 하면 이해할까요? 학생들은 어른들의 세계를 모릅니다. 그 시절을 살아보지 못했기에 모르는 것은 당연하죠. 그러나 어른들은 학생시절을 이미 다 살아봤지요? 그 당시 ‘내가 학생이었을 때 어땠지? 아 나도 그랬지’하면서 생각나는 시절이 있지요. 그럼 누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모든 것을 어른들의 눈과 생각에 맞춰 학생들보고 따라오라고 하지마세요. 학생들은 하는 일에 옳고 그름만 판단할 수 있도록 안내 해주면 알아서 잘 큽니다.
교사나 학부모, 전부다 반성해야 합니다. 교사는 항상 말하죠. 사명감가지고 하는 직업이라고요. 그렇다면 사명감 있는 행동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나요? 그리고 교권추락이라고 외치기 전에 과연 내가 학생을 위해 무엇을 했나를 생각해 보세요. 점심시간을 늘려주려는 노력보다는 학생들보고 빨리 먹으라고 다그치는 게 정당했나요? 그러면서 교권침해라고 외치고 싶은가요?
학부모들도 그래요. 그렇다고 그렇게 달려가서 항의해야 했나요? 만약 또 학생들이 교사가 이러쿵저러쿵해서 기분이 상했다고 하면 또 달려갈 것인가요? 그러면 누가 아이들을 가르칩니까? 학부모와 윗분(?)들의 눈치도 봐야 하는 일선 교사들은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합니까? 그대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사명감을 가지고 열정을 보이는 교사들 참 많습니다.
요즘 학교에 학부모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럼 학부모들이 회의시간에 아이들이 점심을 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늘리자고 제안을 한 적은 있습니까?
전부다 반성해야 합니다. 열심히 뛰어 놀고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휴식 취할 시간도 주지 않는 학교. 그저 공부, 공부만 외치는 학부모들. 학생들 편에 서지 못하고 윗분(?)들의 눈치에 학생들을 다그치는 교사들. 다 반성하세요. 그리고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마시고 지혜를 모아 합리적으로 점심시간을 활용할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본 기자가 지난 5월 1일에 올린 ‘익산 이일여중. 우리는 점심시간이 1시간 20분이에요’기사가 새삼 다시 떠오르는 군요.
덧붙이는 글 | 익산시민뉴스(http://www.iscmnews.com)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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