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선거, 아름답지 않다?

영어남용, 공공부문부터 바꿔 나가야

등록 2006.05.23 14:19수정 2006.05.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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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왜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선택'은 되지 않는가?

왜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선택'은 되지 않는가? ⓒ 중앙선관위

5·31 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적은 상대 진영이 아니다. 낮은 투표율로 드러나곤 하는 무관심이 적이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설문 결과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 관심이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가 46.4%로 나타났는데 이는 200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여론 조사에 비해 3.9% 낮은 수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낮은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깨끗한 인상으로 호감을 사고 있는 문근영씨와 김주혁씨를 내세워 공공 부문에서는 처음으로 티저 광고 기법까지 동원하는 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왜 이 캠페인이 '뷰티풀 데이'인지 알 수 없다. 방송 광고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예 'Beautiful Day'라는 영문 표기를 주로 해서 진행되고 있다. 왜 '아름다운 날', '아름다운 선택'은 되지 않는 걸까?

a 최근 시민 단체가 얻은 중요한 성공 사례인 '아름다운 가게'. 개념은 '옥스팜'에서 빌려 왔지만 아름다운 이름 짓기로 우리 것이 되었다.

최근 시민 단체가 얻은 중요한 성공 사례인 '아름다운 가게'. 개념은 '옥스팜'에서 빌려 왔지만 아름다운 이름 짓기로 우리 것이 되었다. ⓒ 아름다운가게

우리 사회 영어 남용은 불필요한 것까지 일단 영어를 쓰고 본다는데 문제가 있다. 일반 기업들이 소비자 정서를 고려하여 우리말을 고민하는 반면 공공 부문이 오히려 앞장서서 영어를 남발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면 그만큼 편하고 쉬운 우리말을 먼저 고민했어야 한다. 공공 부문은 괜히 '공공'이 붙는 것이 아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국어능력인증시험 시행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국어능력인증시험 시행본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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