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은 당분간 농심 본사 앞 집회를 계속 할 예정이다.정서희
서울 신대방동 농심 건물의 신축을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과 농심간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오전 8시. 신대방동 주민 40여명은 농심 본사 앞에서 건물 신축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먼지 피해 등을 호소하며 농심측의 즉각적인 공사 중단과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부분 공사장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농심측의 건물 신축 공사로 인해 극심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를 겪고 있다"며 이로 인한 보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사를 시작해 오는 2007년 7월 완공 예정인 농심측의 신축 건물은 총 두 개. 농심 본사 옆 공터를 이용해 짓고 있는 이 건물들은 각각 12층과 20층으로, 20층짜리 건물의 높이는 93.4m에 달한다. "94m에 달하는 농심 건물이 들어설 경우, 주변 주택가의 조망권과 일조권이 침해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주민들의 의견이다.
농심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신대방동 주민들
공사 현장에서 하루 종일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도 주민들이 겪는 고통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건축법상 건물 신축 공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이다. 하지만 농심측은 공사 초기, 밤낮을 가리지 않는 진행으로 소음과 진동을 발생시켰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고문에 가까웠다는 것이 주민들의 증언이다.
간호사로 일하는 이씨의 경우, 밤 근무가 잦은 직업의 특성상 낮 숙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소음과 진동으로 인해 늘 피곤을 느끼기 일쑤였고, 50대 주민 김씨 등 3명은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지난 3월, 정신과를 찾아 상담까지 받았다고 한다.
농심측 공사장 바로 옆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농심 측 공사가 시작되면서 독서실 이용객의 발이 끊겼고 이로 인해 아예 독서실 문을 닫고 휴업을 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