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규(왼쪽)학생과 이병주 학생송선영
- 그렇다면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정치의 모습은 무엇인가?
(순간 침묵이 흐르면서 긴장감이 맴돈다.)
종원: 적극적인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기존 어른들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고등학생도 충분히 발언할 수 있는 영역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사회는 굉장히 경직돼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10대들의 참여가 좀 더 활발해 지고 10대 단체들도 힘들 얻고 나아가서 선거권 요구할 수도 있고... 한마디로 10대들의 활발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상규: "잠시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려봤다. 그림을 그려 보자면
(화이트보드 칠판으로 나아가 손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정체성이란 건 문화, 종교, 사회, 교육까지 포함한다. 정체성이 바로 서지 않으면 어디로 나아갈지 모르고 또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 알아야 올바로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반복되는 아픔을 보면 정체성이 제대로 서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 자신조차도 우리나라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이상적인 정치 현실 보다 정체성 안에서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한다.
누군가 말을 하면 이를 들어야 하고 대답을 해줘야 한다. 우리나라는 의사소통이 안 된다. 또 신뢰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으려고 하고. 한 나라의 이상적인 정치모습이 이루기 위해서는 이런 고리들이 서로 연결돼 윤활유를 바른 것처럼 잘 돌아가야 한다. 이런 체계가 잘 돌아간다면 정치다운 정치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배의 딱 부러진 설명에 모두들 놀라움을 경치 못하며 일동 박수를 친다)
"전공하기 전까지 정치 관심없어
- 정치에 대한 주변 친구들의 관심은 어떠한가?
이진 : "정치언론국제학과 영문학을 함께 전공하기 전인 작년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주위 친구들을 보면 뭔가 아는 듯 하면서도 말을 하면 정작 아는 게 없다. 말은 잘한다. 그러나 아는 게 없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병주: "그러니까 교육을 해야 한다."
종원: "의무적으로 정치교과 공부를 시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사회 과목이 11개인데 국사마저도 선택이다. 정치를 필수 과목으로 하면 어떨까."
(순간 술렁이는 분위기) "국사도 선택이야?" "우리 때는 필수였는데." "심하다." "국사를 안 배운다는 건 정체성의 문제도 생기는 거야. 역사를 바로 알아야 정체성이 생기는 거지."
상규: 곰곰 생각을 하다가 '관심'이란 게 '볼 관(觀)'자에 '마음 심(心)' 즉 마음을 들여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뜻임을 생각했다. 마음이 있는 곳이라면 그것을 생각하고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할 뿐 아니라 소망을 넣어준다. 정말 관심 있고 사랑이 있는 사람한테는 "너 이거해라!"란 식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사랑을 넣어준다. 그런 소망을 넣어준다는 건 관심이 있다는 거다.
정치에 관심이 있다는 건 우리의 마음을 다해서 정치를 바라볼 때 즉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소망을 넣어주는 게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슬픈 일이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우리에게 0.1 % 라도 있을까? 바닷물이 썩지 않는 것은 0.3 % 염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제대로 흘러가지 못하고 부패한 것은 0.3%의 염분 같은 사람이 없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
- 정치를 알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이진 :"정치학 수업 듣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하겠지 했는데 배워보니까 '한국의 정치가 정말 심각하구나' 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기초를 쌓아 가는데 치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