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기도 노하우가 필요해요

[아가와 책 21] 아동발달연구소 설립자 브래즐턴의 <베이비 터치 포인트>

등록 2006.06.02 08:44수정 2006.07.1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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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베이비 터치 포인트>

책 <베이비 터치 포인트> ⓒ 세종서적

아이 키우면서 느끼는 가장 큰 고민은 ‘과연 이 아이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일까? 어떻게 해 주어야 가장 좋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다. 많은 엄마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이를 키우고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의구심에 빠진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잘 하고 있겠지 하고 자기 최면을 거는 게 부모 마음이다. 이럴 때 누군가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아” 라고 이야기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이 키우기에 대한 정답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각 발달 단계마다 새로운 행동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그 시기에 맞는 육아 방법으로 키워야 한다. 똑 같은 나이 대의 또래 집단이라 하더라도 각 아이마다 성격과 기질이 다르므로 개별 아이에게 맞춰 가며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책 <베이비 터치 포인트>는 각 발단 단계와 아동의 행동 및 성격 특성을 소상히 이야기하는 책이다. 꽤 두꺼운 편이지만 그 안에는 알차고 유익한 육아 정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일반적인 육아 서적과 다른 점이라면 보스턴 아동 병원의 소아과 전문의이자 아동발달연구소의 설립자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썼다는 것이다.

저자가 분석하는 아동의 상태를 읽다 보면 어쩜 이렇게 잘 분석했을까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민감한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부모가 놀아 주려고 하면 이런 민감한 아기는 몸을 피하고 얼굴을 돌리고 토하고 심지어 똥을 싼다. 아기의 조그만 몸의 모든 조직에서 ‘저는 과부하 되었어요’ 라고 말한다. 이런 아기를 가진 부모는 조용하고 안정된 분위기에서 조심스럽게 포대기로 싸안고 부드럽게 놀아주는 섬세한 기술을 터득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민감한 아기에게는 한 번에 한 가지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부드럽게 말하거나 얼굴을 쳐다보거나 살살 흔들어준다. 그러나 오직 한 가지씩만 사용한다. 각 방법에 익숙해지고 세심하게 반응하면 점점 다른 방법이 더해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세 가지 자극을 한꺼번에 주어도 아기가 반응할 수 있을 때까지 말이다. 이 세 가지 모두를 받아들이고 조합하는 능력은 상처받기 쉬운 아기에게는 커다란 성취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이유는 바로 우리 아이가 ‘민감한 아기’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육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던 생후 3개월 이전까지 나는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아이를 피곤하게 하는 엄마였다. 그 시기에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소개하면서 “부모 노릇을 배우는 것은 성공보다 실수하는 과정에 있다” 고 말한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실수를 줄이고 성공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좋으며 그러기 위해선 육아 노하우가 필요하다. 너무 많이 놀아주는 것도 너무 적게 관심을 주는 것도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


책에 나온 예 중 많은 엄마들이 거치고 있는 실수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이유식을 먹이기 위해 숟가락을 들고 다니며 억지로 먹이는 것. 내 주변의 많은 엄마들도 이런 실수를 범하고 있는데 너무 억지로 먹이려고 하면 오히려 이유식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다고 한다. 아이는 언젠가 밥을 먹게 될 터인데 너무 서두르지 말고 밥 먹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다른 예로는 생후 6개월이 넘으면서 활동이 활발해진 아이가 밤에 자꾸 깰 때 벌이는 실수이다. 뒤집기, 기기, 일어서기를 배운 아이는 밤에 잠을 자면서도 얕은 수면 주기 동안 낮에 했던 행동을 반복하게 된다. 침대에서 뒤집고 기고 일어선다는 말이다. 그럴 때 엄마는 아이를 잘 보듬어서 다시 편하게 잠자리에 들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런 아이를 깨게 하여 놀아 준다던가 젖을 먹이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온다. 밤에 깨서 노는 습관은 아이의 두뇌 성장을 저해하고 숙면을 방해하는 나쁜 점이 있다. 아이는 밤에 젖을 먹지 않고도 6~8시간가량 충분히 잘 수 있다. 밤에 뒤척인다고 젖을 먹이면 충치를 유발한다.

이 외에도 초보 엄마들이 알아야 할 많은 육아 상식이 이 책에는 아주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아이들이 발달 과정에서 겪는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을 다스리는 문제를 비롯하여 만 0 세에서 3세에 이르기까지의 성장 과정, 학교 보내기, 친구와의 관계 맺기, 예의범절 가르치기 등 아이 키우면서 필요한 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아이 키우기에 정답이 어디 있으랴. 하지만 여러 경험자들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우리 아이에게 맞는 육아 방법을 찾게 된다.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다면 지나치게 아이에게 매달리지 말고 다른 이들의 육아 방법도 들여다보고 책도 읽으며 좋은 길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베이비 터치 포인트

T. 베리 브래즐턴 지음, 김희진 옮김,
세종서적,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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