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 시방 뭘 하고 있는 거냐"송성영
세상에 나온 지 보름도 채 안 된 병아리들은 야옹이가 옆에서 쳐다보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어미 품을 떠난 병아리들은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로 중무장한 야옹이가 어떤 동물인지 그 속성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싶어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손가락을 꼽아가며 병아리들을 세어 보았습니다. 열두 마리 그대로 였습니다.
“어이구, 우리 야옹이 착허네.”
야옹이를 의심한 것이 미안했습니다. 날아다니는 새까지 잡아먹기도 하는 야옹이가 병아리들을 노렸다면 벌써 몇 마리는 저승에 갔을 것이었습니다. 병아리들은 쉼 없이 “삐약 삐약”소리를 내며 무엇이 그렇게 바쁜 일이 있는지 쫑쫑쫑거리며 여기저기로 몰려다녔고 야옹이의 호기심 가득한 눈빛은 병아리들을 따라다니고 있었습니다.
야옹이는 오히려 병아리들이 위험지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보호해 주는 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병아리들이 다가오면 여전히 야생이 살아있는 우리집 개 '곰순이' 녀석이 어떻게 돌변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