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 - 아기 지렁이 꼬물이의 일기한언
비 오는 날 학교 화단을 살펴 보면 반가운 동무들을 만날 수 있어. 새끼 손가락 만한 굵기에 길쭉한 몸통으로 꼬물꼬물 기어 다니는 지렁이 말이야. 지렁이는 평소 땅 속에서 생활하다가 비가 오면 땅 속에서 숨을 쉬지 못하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는 거야. 징그럽다고? 아빠 눈에는 예쁘기만 한 걸.
지렁이는 흙 속에 들어 있는 동물의 똥이나, 음식물 찌꺼기, 그 밖의 여러 미생물들을 먹고살아. 그리곤 몸 속에서 적당히 소화시킨 흙을 배설물로 토해 내지. 그런데 그 배설물이 식물들이 살기에 적당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어.
게다가 지렁이가 땅 속 여기 저기를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땅 속까지 신선한 공기가 들어 가게 돼. 그래서 지렁이가 많이 사는 곳은 땅이 건강하고 식물들 역시 훨씬 잘 자랄 수가 있대.
지렁이의 이런 특성 때문에 요즘 농촌에서는 건강한 흙을 얻으려고 일부러 지렁이를 키우기도 해. 지렁이는 먹는 걸 가리지 않아. 젖은 종이나 톱밥, 음식물 찌꺼기까지 못 먹는 게 없지. 그래서 지렁이 상자를 만들어 집에서 생기는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를 맡기는 가정도 많이 생겼어. 음식물 쓰레기를 건강한 흙으로 만드는 건 지렁이 아니면 못할 일이지.
이처럼 일부러라도 키우는 지렁이지만 비 오는 날 우리 주변에서 지렁이를 만날 수 있는 횟수는 점점 줄어 들고 있어. 우리 주변의 땅이 지렁이도 살지 못할 정도로 심하게 오염된 탓이기도 하고, 지렁이가 살 수 있는 흙 대신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땅이 뒤덮여 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
지렁이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생물이라고 말 해도 여전히 지렁이를 징그럽게만 생각하는 널 위해 오늘 읽어 줄 책이 바로 <아기지렁이 꼬물이의 일기>야. 이 책은 지렁이의 하루 하루를 지켜 보는 동안 지렁이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해 주고, 또 벌레들의 세계를 보는 새로운 눈을 갖게 해 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