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교민들이 토고전 거리응원 못한 사연

[현장] 15일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준비로 분주한 상하이시

등록 2006.06.14 10:55수정 2006.06.1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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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협력기구 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대형 지구본에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그려져 있다.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개최를 기념하는 대형 지구본에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가 그려져 있다.유창하

오는 15일, 6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상하이협력기구 회의가 와이탄(外灘)이 보이는 황포강변의 상하이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국제회의는 참여국인 중국, 러시아 등 6개국 참가 회원국 정상 뿐 아니라 이란의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도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분주한 상하이, 황금연휴 눈앞에 둔 시민들

각국 정상을 맞이하고 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상하이 시당국은 행사 당일의 주변 교통 통제, 학교와 관공서의 휴무일 대체근무 지시, 도로 정비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선 상하이 시당국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15일 전날인 14일부터 18일까지 휴무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 소재 학교와 관공서는 이미 지난 주말(10일과 11일)을 평일처럼 운영하였으며 그에 대한 대체휴일로 14일과 15일, 이틀을 쉰다. 이에 더해 16일도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어 상하이 시민들은 주말을 포함해 모두 5일간 쉰다.

상하이 시내는 주요 도로와 화단 및 거리 정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상하이 인민광장에는 대형화단이 새롭게 조성되었고, 난징루 보행가에도 대대적으로 조경 사업이 진행되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을 예원상성에서 호객행위를 금지하는 등 쾌적한 상거래 질서를 위한 조치도 취해졌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상하이국제회의센터가 있는 푸동 루자쭈이 금융지구와 와이탄 일대에서는 개최일인 15일 전후로 전면적으로 교통이 통제된다. 지하철 또한 회담장 인근에 있는 역에서는 일시적으로 정차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 개최장인 상해국제회의센터에 6개 참가국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 개최장인 상해국제회의센터에 6개 참가국의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유창하

상하이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도로 화단을 새로 단장하였다. 행사장 앞 가로등에 상하이협력기구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
상하이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도로 화단을 새로 단장하였다. 행사장 앞 가로등에 상하이협력기구 개최를 알리는 현수막이 달려 있다.유창하

정상회담장인 상해국제회의센터에는 회의 참가국들의 국기가 게양되어 펄럭이고 있고, 관영 텔레비전 방송사인 CCTV(China Central Television) 등 중국 언론사들의 대형 중계차가 이미 대기하고 있어 세계가 주목하는 회담장임을 실감하게 한다.


회담장 주변도로에는 회담 개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걸려있고,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와 함께 비둘기로 장식돼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대형 지구본이 화단에 설치되어 있다.

이번 회담은 상하이 거주 교민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본래 교민단체들은 13일 저녁 개최되는 토고와의 월드컵 경기를 맞아 상하이체육관 및 교민이 거주하는 거리광장 등에서 대규모 응원전을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상하이시 경찰당국이 상하이협력기구와 관련된 경비 문제 및 응원함성이 중국인들의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는 등 이유를 내세워 불허했다. 그래서 교민단체들은 대규모 응원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식당에서의 소규모 응원전으로 바꿔야 했다.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개최장 주변에 각 방송사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 회의 개최장 주변에 각 방송사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유창하

미국 패권 견제기구로 주목받는 상하이협력기구

상하이협력기구는 2001년 6월 테러리즘에 대응한다는 기치로 중국과 러시아 및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가 상하이에서 결성한 국제기구다. 국가간 자원협력과 이슬람 근본주의자에 대한 대응이 본래 목적이었다.

그러나 차츰 에너지, 투자 등 경제협력 관계 뿐 아니라 중앙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강화를 억제하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유라시아 국가를 아우르는 정치·군사협력기구로 성장하고 있다.

더구나 상하이협력기구에 핵보유국이거나 핵개발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란이 옵저버로 참여하면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견제하는 기구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이란과 파키스탄은 이미 정회원국 참가 신청을 했다. 이외에도 몽골이 옵저버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 회원국인 6개국만으로도 면적은 유럽과 아시아 전체의 5분의 3에 해당될 뿐 아니라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되는 14억 5천만명이나 된다. 여기다 회원국이 더 늘어날 경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를 견제할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이번 상하이협력기구 회의는 국제 문제로 대두된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주목받고 있다. 회의에 참석하는 이란 대통령과 각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의견이 표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장더광(張德廣) 상하이협력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8일 "이번 회의에서 이란핵 문제는 주 의제가 아니고 상하이협력기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아니다"라며 상하이협력기구 회의에서 이란 핵 논의가 확산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아울러 상하이협력기구가 군사블록화할 가능성도 일축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거치면서, 그동안 미국 주도로 진행되던 핵 문제 해결 방식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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