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성 장염, 보건복지부 책임 없나?

전염성 질환 예방 대책, 업체에만 맡길 건가

등록 2006.06.29 15:52수정 2006.06.2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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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 된 조카 주석이가 월요일부터 많이 아팠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아이가 갑자기 구역질이 나온다며 헛구역질을 하더라는 이야기를 동생에게 들으며, 전날 먹은 유제품이나 음식 중에 잘못된 것이 있나 걱정을 하며 잠시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열이 나고 기운이 없는 듯하더니 결국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구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특별히 먹은 것이 없는지 나오는 것은 거의 물 뿐이었지만 열이 40도 가까이 오르면서 급격히 증세가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열과 복통으로 시달리던 주석이.
고열과 복통으로 시달리던 주석이.김혜원

아이를 다급하게 들쳐 업고 병원에 가니 의사는 장염이라는 진단을 합니다.

마침 급식사고 때문에 온 방송이 떠들썩하기에 "우리 아이는 상한 음식도 급식도 안 먹었는데 왜 그러죠?" 라는 우스갯소리를 했더니 의사 말이 바이러스는 음식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입과 손, 호흡기로도 전염되는 것이라며 주변환경을 청결히 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가지 않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지난 봄부터 소아와 유아 그리고 어린이들 사이에 바이러스성 장염이 유행병처럼 돌고 있었답니다. 놀이방이나 유치원, 유아원 등 공동생활을 하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대부분 한번 이상씩 바이러스성 장염을 앓고 지났지만 공동생활을 하지 않고 집에서 지내는 주석이의 경우는 병원균에 노출될 기회가 적어 늦게 발병한 것이랍니다.

장염바이러스의 경우 전염성이 강해 유치원이든 놀이방이든 공동유아시설의 경우 한 아이만 감염이 되어도 전체 아이들이 한 번씩 돌아가며 앓는 것이 보통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수두나 홍역 등 전염에 대한 위험성이 잘 알려진 질병에 비해 장염의 경우는 전염성 질환이라는 의식이 약해 선생님이나 학부모나 유치원이나 놀이방에 보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잘 모른다는 것이지요.

아이가 40도 가까이 열이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다니던 소아과에서 링거를 꽂겠다고 하는 바람에 겁에 질려 다른 소아과로 옮겼더니 다른 소아과 의사 역시 올 봄부터 소아, 유아, 어린이들 사이에서 바이러스성 장염이 계속 돌고 있었다고 합니다. 유아, 소아들의 바이러스성 장염 역시 법정 전염병으로 공표를 하지 않았을 뿐, 그 정도로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니 부모님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아이의 장염은 바이러스성 질환이므로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으며 열을 내려주고 탈수가 되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이 방법이라고 합니다. 의사말대로 사흘 동안 고열과 복통 등으로 시달리던 아이는 나흘째 되는 날부터 조금씩 차도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의사말로는 원인균은 정밀검사를 통해야 알 수 있겠지만 아이의 증상이 식중독 증상을 보이며 병원에 누워 있는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보도를 보니 이번 식중독의 원인균이 노로바이라스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노로바이러스의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바이러스성 장염이라고 합니다. 유아나 소아들 사이에서 봄부터 유행했던 바이러스성 장염과 이번 식중독을 일으킨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바이러스성 장염과는 어떤 연관도 없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아들에게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장염 역시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원인균이야 무엇이든 봄부터 유행했던 바이러스성 장염의 경우 호흡기나 접촉을 통해서도 얼마든 전염이 가능한 균이라는데 왜 미리 전염성 질환에 대한 위험 경고나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번 식중독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로바이러스가 원인이라면 변질된 식재료도 문제겠지만 바이러스에 노출되었거나 보균 상태로 식재료를 옮기거나 조리를 한 사람에 의한 2차 감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일반의 의식이 낮거나 이에 대한 충분한 홍보나 주의가 없었던 경우 보균자나 감염자들에 의한 2차 감염 역시 대량 발병을 일으킬 수 있는 커다란 원인중 하나입니다.

이번 급식 식중독사태로 식재료에 대한 검수나 위탁급식업체에 대한 감시가 철저해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이들 위탁급식업체들은 그에 따른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듯합니다.

그러나 업체에만 책임을 전가할 것은 아닙니다. 보건복지부 역시 발병이 예상되는 전염성 질환에 대한 예방대책에 소홀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식중독이 2003년부터 꾸준히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 집단급식을 담당하는 위탁업체나 급식소 종사자들 그리고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주의나 경고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분명 보건복지부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원인과 책임에 대한 공방은 차치하고라도 지금 가장 급한 것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위험성과 예방책을 알려 더 이상의 2차 발병을 막는 일입니다. 책임을 따지고 있는 지금도 이에 대한 주의를 하지 않는 그 어느 곳에서 또 다른 감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예방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준수함으로써 노로바이러스와 접촉을 줄일 수 있다. 

▶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를 교체한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하며, 굴은 가능하면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 질병 발생 후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한다. 
▶ 질병 발생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해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야 하며,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 처리해야 한다. 

<자료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청>

덧붙이는 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예방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준수함으로써 노로바이러스와 접촉을 줄일 수 있다. 

▶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 특히 화장실 사용 후, 기저귀를 교체한 후, 식사 전 또는 음식 준비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 과일과 채소는 철저히 씻어야 하며, 굴은 가능하면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 질병 발생 후 오염된 표면은 소독제로 철저히 세척하고 살균해야 한다. 
▶ 질병 발생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옷과 이불 등은 즉시 비누를 사용해 뜨거운 물로 세탁해야 한다. 
▶ 환자의 구토물은 적절히 폐기하고 주변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회복 후 3일 동안은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야 하며, 환자에 의해 오염된 식품은 적절한 방법으로 폐기 처리해야 한다. 

<자료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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