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는 정원, 땅에는 텃밭

순천시 풍덕동에 가면 하늘 땅 모두가 녹색

등록 2006.07.13 18:43수정 2006.07.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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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풍덕동 주민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꽃터널 하늘정원.

풍덕동 주민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꽃터널 하늘정원. ⓒ 서정일




130여m 터널 속은 온통 꽃향기

순천시 풍덕동 동천 둑방길에 '하늘정원'이라 이름 지어진 130여m의 꽃향기 터널이 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가 되고 있는 이곳은 풍덕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황계연)와 풍덕동사무소(동장 정용배)가 합작으로 2006년 5월에 만들어 놓은 걸작품.

페츄니아 500개, 허브 200개, 장미 114개가 온통 하늘을 뒤덮고 있어 만개할 때면 온몸이 꽃향기에 흠뻑 젖고 눈은 녹색으로 물든다. 이곳 동천 둑방길 1km는 하늘정원을 비롯하여 초가로 지어진 오두막과 화장실까지 그야말로 시민들의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아침마다 하늘공원을 걷는다는 풍덕동에 사는 백은선씨는 "시민들에게 정서적으로 많은 혜택을 준 곳"이라며 즐거워 한다. 같은 마을에 사는 대지화씨는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면서 만족한다는 느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다.

동네 집 앞은 주민 모두의 텃밭

둑방길을 내려와 풍덕 7동 하풍길로 접어들면 집집마다 대문 앞에 감나무가 심어져 있고 고추며 콩이며 온갖 푸성귀와 이름 모를 꽃들도 꽉 찬 텃밭을 볼 수 있다. 풍덕동 동천 둑방길을 걸어도, 내려와 마을길을 걸어도 온통 녹색이다.


'주민자치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4월에 텃밭 51개소를 조성했다'고 말하는 황 위원장,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하는데 처음엔 37개소를 만들려 했다가 너도 나도 만들어 달라는 통에 51개소로 늘어났다고 말하며 웃는다.

마을주민 김종두씨는 자신의 집 앞에 부착된 거울을 가리키며 할머니들이 여기에서 화장을 고친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거울집 하는 사람이 무료로 붙여주고 갔다는 거울, 그곳에서 동네 할머니들은 더 젊어지고 있었다.


깨끗한 마을 되고 상도 타고

비만 오면 잠기던 풍덕동. 둑방을 끼고 있어 좀처럼 환경이 나아지지 않았던 풍덕동을 정용배 동장과 황계연 위원장이 확 바꿔놓은 것이다. 집 앞 골목길을 쉼터로 만들고 지저분한 둑방길을 꽃길공원으로 만든 건 그들을 포함 주민 모두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서다.

텃밭을 만들 때도 하늘공원을 만들 때도 밤낮없이 땀 흘렸던 주민들, 동네 할머니들이 좀 더 젊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집 앞에 거울을 붙여주고 간 이름 모를 거울집 아저씨, 매일 나와 꽃길을 가꾸는 동네 아주머니들, 또한 2년간 그들을 뒷바라지 해 준 주민자치 담당 양은연씨의 공로도 빼 놓을 수 없다.

자신의 마을을 자신들의 손으로 가꾸고자 하는 풍덕동 주민들의 실천운동은 밖으로 알려져 오는 7월 15일 광주 예술의전당에서 '2006 좋은 이웃 밝은 동네 버금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들의 마을사랑이 오랫동안 이어지길 소망한다.

덧붙이는 글 |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덧붙이는 글 SBS U news에도 송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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