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불 안 쓰고 만드는 반찬 3가지

조리시간 10분 안팎으로 '불 없이'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

등록 2006.07.18 17:59수정 2006.07.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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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철, 불을 안 쓰고 만들 수 있는 요리가 있다면 주부들은 더 없이 행복할 겁니다.


습한 더위로 숨이 턱턱 막힐 것 같은 지난 주, 불 없이 조리할 수 있는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봤는데 바로 도토리묵 간장무침, 오이생채 그리고 가다랭이 간장소소를 곁들인 연두부가 그 메뉴들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요리들만 있으면 여름철에 밥 해먹을 걱정도 전혀 없겠다'란 생각을 하면서 피식 웃었습니다.

사실, 지난 주말 남편은 은근히 삼계탕 내지는 닭백숙을 먹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못 들은 척 그냥 무시해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속으로는 '바랄 걸 바래야지, 이 찜통더위에…'라고 중얼거리면서요.

그러고 보면 옛날 우리 어머님들, 정말 대단하지요. 불볕더위도 아랑곳없이 가족들 영양보충 시킨다고 식구 수대로 닭 사다가 가마솥에 넣고 푹푹 끓여내던 정성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요즘은 그나마 압력솥이다 슬로우 쿠커다 해서 더운 김은 피하면서 삼계탕을 끓일 수 있으니까 옛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가스 불을 켜는 것조차 부담이 되는 더위 때문에 꼼짝 안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때마침 압력솥이 '알아서' 고장이 나 준 덕분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불 안 쓰고 만들 수 있는 간편 반찬 몇 가지를 식탁에 올리면서 주말을 났지만 남편에게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제 장마가 끝나고 나면 찜통더위가 여느 해처럼 찾아올 텐데… 벌써부터 더위와 씨름하면서 반찬 만들어 먹을 생각에 정말 걱정입니다. 그렇다고 매일같이 외식을 하거나 반찬을 사다 먹을 수도 없는 일!

하지만 불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맛있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반찬 몇 가지를 미리 생각해 놓는다면 여름철 음식 만드는 걱정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료비도 저렴하고 만드는 방법도 쉬운 '불 안 쓰는 요리', 한 번 같이 만들어 볼까요?


<도토리묵 간장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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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연

입맛 없고 밥하기 싫은 여름철에 묵 한 덩이만 있으면 밥 대용으로도 반찬으로도 또 안주로도 두루두루 잘 먹을 수가 있지요. 대개 유원지 같은 곳에 가면 빨갛게 고춧가루 양념을 하고 상추 등과 곁들여서 나오는 도토리묵을 오늘은 맵지 않게 김가루와 참기름을 이용해서 무쳐봤습니다. 슈퍼마켓 시식 코너에서 주로 이렇게 양념을 해서 무쳐서 손님들에게 권하지요? 그래서 그런지 이 묵무침은 젓가락이 아닌 이쑤시개로 콕 찍어 먹어야 더 '제 맛'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재료
도토리묵(다른 어떤 묵도 가능해요) 1팩(한 입 크기로 썰어서), 진간장 1큰술, 참기름 2큰술, 소금 1/2작은술, 깨소금 1큰술, 조미김(식탁용 크기) 손바닥으로 비벼 가루를 내서, 다진 파, 마늘 1/2 큰 술씩.


커다란 볼에 양념재료를 모두 혼합해 넣은 후 한 입 크기로 썬 도토리묵을 넣고 부서지지 않도록 골고루 무친 후 그릇에 담으면 완성.

<오이 생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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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연

오이 한두 개만 있으면 다른 재료 장 볼 필요 없이 즉석에서 만들 수 있어 좋아요. 한여름에도 이삼일은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오이를 좀 얄팍얄팍하게 썰면 양념이 금방 배어들어 맛이 좋지요. 때로 김치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귀염둥이 반찬이라고나 할까요?

*재료
오이 2개 (두께 2mm 정도로 얄팍얄팍하게 동그란 모양으로 썰어서), 소금 1작은술, 고춧가루 1큰술, 고추장 1/2큰술, 식초 1큰술, 진간장 1/2큰술, 설탕 1작은술, 액젓 1큰술, 다진 파. 마늘 1/2큰술 씩, 깨소금 약간.


1. 얇게 썬 오이를 소금에 버무리고 숨이 죽으면 꼭 짜서 물기를 제거해둡니다.
2. 분량의 양념을 커다란 볼에 넣고 1의 오이를 넣고 잘 버무린 후 그릇에 담으면 완성(시간이 지나면 아무래도 오이에서 물이 나오게 마련이에요. 만들어서 빨리 먹는 게 최선이죠).

<가다랭이 간장소스를 곁들인 연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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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연

일식집에서 주로 맛볼 수 있는 반찬이지요. 고춧가루를 듬뿍 넣은 간장양념장을 뿌려도 좋지만 오늘은 고소한 맛이 나는 가다랭이포를 얹고 진간장을 뿌려봤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들이 잘 떠먹거든요. 몸에 무리가 없는 식물성 단백질을 듬뿍 섭취할 수 있어 자주 해 먹는 요리 가운데 하나예요.

가다랭이포는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요. 혹시 없다면 조미김을 가위로 잘게 채 썰어 올리면 됩니다. 요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밥새우'를 얹어도 좋고요. 또 잔멸치를 볶아 올려도 괜찮아요.

*재료
연두부 1모, 가다랭이포(혹은 멸치나 위에 적은 대체 재료로 가능합니다) 약간, 진간장 1~2큰술, 쪽파나 대파잎 약간 채 썰어서, 참기름 1/2작은술.


1. 연두부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용기에서 빼낸 후 접시에 담습니다(용기 입구가 접시를 향하도록 엎어놓고 사방을 손으로 살짝 눌러주면 두부가 쉽게 빠져요).
2. 연두부 위에 진간장을 뿌리고 가다랭이포를 얹은 후 쪽파를 올립니다. 취향에 따라 참깨나 참기름 등을 뿌려도 맛이 좋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http://blog.empas.com/happymc

불을 쓰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이 밖에도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하나씩 메모를 해 두었다가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식탁에 올려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http://blog.empas.com/happymc

불을 쓰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요리는 이 밖에도 무궁무진할 것 같습니다. 하나씩 메모를 해 두었다가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식탁에 올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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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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