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와 책의 접목

갤러리 진선 '판화가들의 북아트전

등록 2006.07.19 19:23수정 2006.07.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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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와 책을 두루 아우르는 '판화가들의 북아트전'이 갤러리 진선에서 2006년 기획전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판화가들이 주체가 된 전시로서 석판화와 동판화, 목판화 등이 종이와 만나 얻어지는 질감을 두루 감상해 볼 수 있으며, 작품이 책과 어떠한 조화를 이루는가, 책은 또 어떠한 예술성을 지니며 사각의 책에서 벗어난 책이 책으로서 나타내는 모양의 다양성과 얇은 종이가 아닌 재활용 재료로 빚어진 책은 왜 굳이 그 재료여야 하는지, 그 형태는 또한 무엇을 나타내고 있는지, 일회적이면서도 잘 짜인 한 권의 책이 자신의 이야기를 석판화와 컴퓨터그래픽 처리된 글씨와 조화를 이루면서 엇물리는 각각의 페이지들에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북아트 한 권이 책 자체로서 연작 동화를 만들기도 하는데 북아티스트이자 석판화가인 강진숙은 한 권의 북아트를 제작할 재료를 얻기 위해 지업사 앞에서 여러 날을 서성거려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하나의 작품이 커다랗고 일목요연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뿐더러 페이지 페이지가 서로 엇물리는 정교함으로서 내용이 빚어지기도 하므로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잘 살펴야만 비로소 그 책의 전체 모양과 내용이 펼쳐져서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국내에 북아트가 처음 소개된 건 1990년 워커힐 미술관이 기획한 '책을 주제로 한 오브제'전에서다. 이 전시가 외국작가들을 주축으로 하였다면, 1999년 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열린 '판화, 예술, 책 - 예술가가 만든 책'전은 국내작가들이 주축이 된 최초의 전시다. 국내에 북아트가 소개된 지 15년, 이제 북아트는 뚜렷한 한 장르로서 자리를 잡았으며, 관련 협회나 사이트도 여럿 생겨났다.

특히 이번 전시는 판화가들이 주체가 된 전시로서 동화적이고 잠언적인 서사(강진숙), 메일아트에 바탕을 둔 일상성(김민정), 환상을 통해 본 자의식(이경은), 찢겨진 가슴(이명숙), 생명현상(엄정호), 그 속에 신의 존재를 숨기고 있는 자연 이미지(박영심), 전통적인 아이콘(김억), 12지신상의 현대적 해석(임영길) 등 북아트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비교적 책의 원형을 간직하면서도, 판화 고유의 요철효과를 극대화한 북아트의 한 형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고충환 미술평론가는 말한다.


작품은 갤러리 진선 1층과 2층에 전시되는데 장소가 비교적 좁은 곳이어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 소품이나 북아트 관련 작품들을 폭이 좁은 걸음으로도 두루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시 기간은 7월 14일부터 8월 27일까지로, 어른은 물론 아이들이 감상하기에도 충분한 내용을 지니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에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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