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연꽃의 관계는?

[지역언론 별곡-137]덕진 연꽃축제에서 닮은 꼴 찾기

등록 2006.07.23 13:58수정 2006.07.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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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활짝 핀 연꽃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활짝 핀 연꽃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 박주현

"한 여름 활짝 핀 연꽃을 보신적 있나요"


사단법인 한국전통차문화협회 전북지부와 우리문화원 주최로 22일 전주덕진공원 연못에서 연꽃축제가 펼쳐졌다.

연꽃 그리기대회와 연꽃 백일장대회, 다례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덕진연못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고전무용과 판소리, 대금, 가야금 병창 등을 선보였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차문화협회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향긋한 연꽃차를 선사했다.

'지역언론과 연꽃이 무슨 관계가 있기에?' 의구심을 가질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관관계가 있다. 연꽃이 상징하는 것은 비단 불교나 성자뿐만 아니라 멀티플레이어 정신을 요구하는 오늘의 언론환경을 개척해 나가는 기자정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간 IMF를 거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던 지역 언론사들은 기사만 쓰던 기자에게 촬영, 편집은 물론 아나운서나 MC의 고유 영역이었던 기사 읽기와 방송진행까지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멀티플레이어를 요구하는 추세가 이젠 대세로 번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는 소형화, 단순화돼 기자들도 간단한 훈련만 받으면 신문이나 방송의 편집정도는 너끈히 해낼 수 있게 됐다.


복합미디어 시대에 언론은 더욱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기자를 원하고 있다. 다채널 다매체 시대에 언론사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복합기능을 갖춘 기자들에 대한 요구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물뿌리개의 주둥이 같은 열매에 까만 씨가 여러 개 박혀 있는 '연밥'처럼. 그럼에도 멀티플레이어 시대 언론사들은 기자들에게 정의감, 호기심, 부지런함, 용기, 진실, 도덕성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기자들은 그래서 진흙 밭과 더러운 물에서도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아야 한다. 씨앗이 결코 사라지지 않고 조건이 주어지면 항상 다시 싹트는 연꽃이야말로 기자정신과 다름없다.


원래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진흙탕에 핀 꽃이지만 주위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아서 예부터 성자의 꽃이라고도 불렸다. 연꽃은 웅덩이에서 자란다. 불교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삶의 터전, 즉 열반에 드는 것을 물이 불을 끄는 일에 비유하고 있다.

뜨거운 불기둥 같은 땅에서 더위와 고통에 시달리다가 시원한 연못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것을 안락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연꽃을 부활의 상징으로 보았고 재생의 타고난 꽃으로 보았다. 연꽃을 상징하는 사자성어엔 기자가 기사를 취재 보도하는 데 지켜야 할 도리와 규범이 함의돼 있음을 새삼 상기시켜준다.

더러운 물에서 살지만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는 처염상정(處染常淨), 꽃이 피는 동시에 연밥이 함께 있어서 인과의 도리를 나타내는 화과동시(花果同時), 씨앗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조건이 주어지면 다시 싹튼다는 종자불실(種子不失), 그러면서도 뿌리에서 줄기까지 속이 비어있다는 진공묘유(眞空妙有) 등이 그것이다.

a 불그레한 연꽃과 푸른 잎으로 출렁이고 있는 덕진연못.

불그레한 연꽃과 푸른 잎으로 출렁이고 있는 덕진연못. ⓒ 박주현

전북지역의 최대 연꽃 군락지로 유명한 덕진연못에서 해마다 연꽃이 활짝 필 이 무렵 은은한 연꽃향기를 내뿜는 축제가 시민들의 이목과 발길을 사로잡는다. 전주 덕진연못은 전주역 북쪽 3km지점에 위치한 덕진호 일대의 유원지로 시민공원이라고도 불린다. 동쪽의 건지산과 서쪽의 가련산을 잇는 덕진연못은 수양버들과 벚꽃나무가 늘어서고 5월이면 창포가 수면을 가득 메워 단오제 행사지로도 유명하다.

공원 내에는 전주 이씨의 시조인 신라 사공(司空) 이한(李翰)을 모신 조경단을 비롯하여 취향정과 동물원 등이 있고 각종 위락시설도 갖추고 있다. 특히 호반을 가르는 현수교는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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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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