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진실위, 유골 등 '물증' 확보에 자신감

[KAL858 폭파사건의 진실] 동체 추정물체 발견 성과... "11월 29일 이전 최종 발표"

등록 2006.08.01 14:33수정 2006.08.01 20:35
0
원고료로 응원
a '남한조선노동당 사건'과 'KAL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의 조사 발표회가 1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렸다.

'남한조선노동당 사건'과 'KAL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의 조사 발표회가 1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이하 국정원 진실위)가 KAL 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매장된 물체를 발견한 것은 지난 2004년 11월부터 과거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여온 국정원 진실위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사건 발생 당시 KAL 858기 잔해물이 발견된 미얀마 해역 인근에서 발견된 인공 매몰체(埋沒體)가 KAL 858기 동체로 확인될 경우, 희생자의 유골과 유품 그리고 블랙박스 등 '물증'을 확보해 사건의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정원 진실위가 1일 오전 국가정보원 소재 국가정보관에서 공개한 'KAL858기 폭파사건' 조사결과 중간발표문을 보더라도 이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 있다.

국정원 진실위는 향후 계획과 관련 "금번 중간 조사결과 발표시 미흡한 부분은 계속적인 조사를 통해 규명해 나가겠으며, KAL 858기 사건 발생 19주기가 되는 금년 11월 29일 이전에는 최종 조사결과 발표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노력을 하겠다"고 밝혀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얀마 해저 15∼20m에서 '세 동강난 인공물체' 발견

a 사건발생 2년만에(90년) 찾았다는 KAL858기 잔해.

사건발생 2년만에(90년) 찾았다는 KAL858기 잔해. ⓒ KAL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국정원 진실위는 87년 11월 29일 실종된 KAL 858기 동체 잔해를 찾기 위해 지난 2006년 5월 7~16일(9박10일) 미얀마 출장을 가 양곤(Yangon) 동남방 약 300km 지점에 위치한 무인도 Heinze Bok 군도의 타웅파라(Taung-Pa-La) 섬 앞바다 해저(수심 15~20m)에 KAL 858기 동체 잔해로 추정되는 인공 조형물이 매몰돼 있음을 확인했다.

현지 탐사를 시행한 해양 탐사 전문업체인 'UST21'과 잠수부들은 장비의 열악함 등으로 이때 KAL 858기 동체 여부 확인에는 실패했으나 발견한 인공 조형물의 크기나 모양이 비행시 조정석을 포함해 동체가 세 부분으로 동강난 모습으로 추정했다.


국정원 진실위가 미얀마 해역에서 발견한 인공 매몰체를 KAL 858기 동체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이런 것이다.

우선 수중음파탐지기(Side Scan Sonar)를 통해 확인된 매몰체의 크기 및 모양이 KAL 858기(보잉 707기) 제원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세 동강난 것으로 추정된 매몰체 길이의 합(14.4m, 7.7m, 16m)이 38.1m 정도로 추정되는데 KAL 858기의 길이는 36.2m(꼬리날개 제외)이다. 또 세 동강난 매몰체의 폭(4.8m, 4m, 4.3m)도 KAL 858기의 동체 측면 높이(4.33m)와 비슷하다.


매몰체의 크기 및 모양, KAL858기 제원 비교

구분매몰체(세 동강난 것 추정)KAL858기 제원

길이

38.1m / 14.4m / 7.7m / 16m

36.2m

4.8m / 4m / 4.3m

4.33m

 

ⓒ 김당

또 유사한 항공기 사고의 전례도 있다. 96년 11월 23일 발생한 에티오피아 항공 961편(보잉 767, 전장 48.5m) 사고의 경우, 연료 고갈로 바다에 비상 활강 착륙을 시도한 사고기가 바다에 접촉하는 순간 동체와 수면의 마찰력으로 인해 조종석과 몸통 그리고 꼬리날개 부분으로 세 동강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KAL 858기 또한 추락 또는 바다와 충돌시 하중이 큰 꼬리날개 부분이 먼저 분리되고, 폭파범이 설치한 폭탄에 의해 동체 측면이 파손되어 크게 동강난 채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 측도 지난 90년 3월 수거된 KAL 858기 동체 잔해의 크기와 인양 위치를 근거로 사고기가 폭발물로 인해 1차 손상된 후, 동체채로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자체 분석한 바 있다.

a '남한조선노동당 사건'과 'KAL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의 조사 발표회가 1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렸다. 위원회 조사관이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영상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남한조선노동당 사건'과 'KAL858기 폭파사건'에 대한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위원회의 조사 발표회가 1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정원에서 열렸다. 위원회 조사관이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영상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현지 어부 증언과 주민들 목격담도 'KAL 858기 동체' 뒷받침

지자기 조사기(Magnetometer)를 통해 확인한 매몰체에서 미약한 금속 반응이 나온 점도 KAL 858기 동체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탐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나(Sonar) 영상이 나타나는 지역에서 탐색 지역내 다른 지점보다 약간 높은 130nT(나노테스라)의 금속 반응이 나타났는데, 비행기 동체는 대부분 알루미늄 합금으로 돼 있어 금속 반응이 미약한 편이다.

같은 지점에서 비행기 조종석과 파손된 동체 옆면을 목격했다는 현지 어부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KAL 858기의 동체 윗부분은 하늘색이고 아랫부분은 흰색인데, 현지 어부는 동체의 색깔이 흰색이며 줄이 있었으며 동체의 크기가 대략 20m라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같은 지점에서 KAL 858기가 추락했다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목격담도 이를 뒷받침한다. 같은 지점에서 KAL 858기와 같은 규모의 비행기나 선박이 과거에 침몰한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매몰체가 발견된 지점은 KAL 858기 예정 항로와 약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한편 사고 14일 뒤에 발견된 KAL 858기 탑재 구명보트의 발견 지점은 이번에 발견된 매몰체와는 북서쪽으로 약 75km 떨어져 있다.

그런데 이 지역 해류의 방향으로 볼 때 구명보트가 수중속 사고기에서 일정 기간 지난후 이탈해 부양되었을 경우 발견 지점에 대한 합리적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매몰체 발견 지점과 이전 KAL 858기 잔해 발견지점' 지도 참조).

국정원 진실위는 이와 같은 1차 탐사에서 수집한 영상자료를 토대로 한국해양연구원의 자문을 거친 결과, 미얀먀 해역에서 발견된 매몰체가 '인공 조형물' 형태이며 비행기 동체 목격자의 진술과 지자기 조사기에 나타난 금속 반응 등으로 볼 때 KAL 858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2. 2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3. 3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갚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갚게 하자"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