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미국연예잡지 <인 터치>가 체포 당일 술집에서의 멜 깁슨의 모습을 보도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호주로 이민 와서 성장한 세계적인 슈퍼스타 멜 깁슨(50)이 음주운전과 'F'자가 들어간 반유대주의 발언을 해서 일생일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체포되는 과정에서 "X 같은 유대인 놈들(Fucking Jews)"라고 폭언을 한 것.
지난달 30일자 <시드니 모닝 헤럴드>의 보도에 의하면, 멜 깁슨은 28일 새벽 2시 35분쯤(미국서부 시간) 캘리포니아 주 해안고속도로를 시속 140㎞(제한속도 시속 70㎞)로 달리다가 경찰에 발견되어 긴급 체포됐다. 그는 만취상태에서 과속운전을 했는데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2%로 법적 허용치인 0.08%를 초과한 상태였다.
단속 경관에게 "너도 유대인처럼 보인다"
그는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관에게 "이 세상 모든 전쟁의 책임은 유대인에게 있다(The Jews are responsible for all the wars in the world)"라는 말을 내뱉으며 "너도 유대인처럼 보인다"고 했다.
비록 멜 깁슨이 만취한 상태였다고 하지만 최근 레바논을 무차별 폭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의식한 듯한 발언이었다. 그는 평소에도 반유대인정서(anti-Semitism)가 담긴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개봉하기 직전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유대인 학살은 크게 부풀려졌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여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호주에서도 유대인들의 개봉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체포 다음날, 멜 깁슨은 "술에 만취해서 큰 실수를 했다"며 "난 호주에서 성장할 때부터 알코올 중독에 시달렸다, 유대인들에게 사과 한다"고 말했지만 호주의 유대인 그룹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1998년 멜 깁슨이 2백만 호주달러를 기부해서 연극전용극장을 건립한 자신의 모교 국립드라마예술학교(National Institute of Dramatic Art. 시드니 소재)의 명예학장직을 박탈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멜 깁슨은 러셀 크로우, 주디 데이비스, 나오미 와트, 브란체 델퓨제 등과 함께 모교를 빛낸 영화인이다. 이들 5명 모두 아카데미상 수상경력을 갖고 있다.
이렇듯 호주에서 멜 깁슨의 반유대주의 발언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최근 이스라엘의 레바논 무차별 폭격으로 수많은 양민들이 학살되는 사태가 발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레바논에 거주하는 호주시민권자들(이중 국적자로 약 2만5000명)을 긴급 귀국시키는 과정에서 호주 거주 유대인과 모슬렘들 사이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