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더 많이 먹게 꾹꾹 눌러 담아봐!" 송이남매에게 전해줄 도시락을 챙기고 있는 (왼쪽부터) 이서봉사회 임미진자 부회장, 신경숙 회원, 김삼례 회장.박미경
송이남매의 이웃에 살고 있는 임미진자 부회장은 요즘 송이 할머니의 이 고민을 대신하고 있다. 아이들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임 부회장은 일주일 내내 아이들에게 먹일 찬거리를 생각한다.
아이들이 무엇을 잘 먹는지, 어떻게 해야 맛있게 먹을지 늘 그 생각뿐이다. 반찬을 가져다 주고 나면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는지, 모자라지는 않았는지 걱정한다. 송이남매의 집을 방문할 때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요구르트나 과일 등도 챙겨간다.
원래 밑반찬만 가져다주면 되는 일이지만 반찬만 달랑 가져가 주기가 왠지 미안해 아이들이 한 끼 먹을 밥도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가져간다. 고령인 송이 할머니의 일손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송이남매와 임 부회장의 집이 이웃해 있어 아이들이 자신의 집으로 불러 점심을 먹도록 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왠지 반찬이 부실해질까 싶어 그러지 않았다.
밑반찬이 들어가는 날인 지난 16일, 임미진자 부회장은 전날 읍에 나가 사다둔 다진 고기에 맛살과 양파, 당근 등의 야채를 섞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그랑땡을 만들었다. 계란을 이용한 반찬을 특히 좋아하는 송이남매를 위한 계란말이 등의 반찬에 아이들이 며칠은 족히 먹을 양의 요구르트는 덤이다.
임미진자 부회장은 "언젠가 송이가 '할머니가 가져다준 반찬, 너무 맛있어요'라고 살짝 귀엣말을 한 적이 있다"며 아이들이 가져간 반찬을 남김없이 먹고 맛있었다고 말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또 트럭을 가지고 있는 김삼례 적십자화순지회 이서봉사회장이 화순읍 등으로 자신을 태우고 다니며 아이들에게 먹일 먹거리 재료 구입하는 일을 도와줘 힘이 된다"며 항상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서봉사회원들에게는 작은 바람이 있다.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체격이 작고 말이 늦는 등 약간의 언어장애를 보이고 있는 준이가 더 늦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지만 5~6세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 작은 체격을 가진 준이, 또래보다 발달이 늦은 것 같지만 제대로 된 진찰 한번 받아보지 못했다.
또 그림과 노래, 무용 등에 특히 남다른 재능을 보이고 있는 송이가 지금의 밝은 웃음을 잃지 않고 바르게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 회원들은 송이가 그림대회 등에 나가면 항상 입상하는 등 재주가 많다며 송이가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안타깝다고 말한다.
송이남매는 현재 대한적십자사 전남지부가 시범운영하는 '결식아동 사랑의 도시락 배달' 지원을 받고 있다. 사랑의 도시락은 적십자와 자매결연을 하고 있는 가정 중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 초등학생이 있는 '조손가정'에 우선 지원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화순지회는 근로능력이 있는 자녀가 있는 등 형편이 어렵지만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독거노인과 조손가정, 국제결혼가정 등 화순관내 15세대와 자매결연을 하고 쌀과 라면, 의복과 생필품 등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주길순 대한적십자사 화순지회장은 "사랑의 도시락 배달에 관심을 갖고 열심히 봉사하는 이서봉사회 회원들에게 고맙다"며 "도시락 배달 지원사업이 확대돼 더 많은 결식아동들이 혜택을 받고 준이가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SBS U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