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그린티 프라프치노. 한 잔에 5천원이 넘지만 문제는 5천원도 그들이 직접 번 돈이 아니라는 것스타벅스
그렇지만 된장녀 논란의 근본은 현재 한국 20대 후반 젊은층에서 퍼지고 있는 생산성이 전무한 무작정 '미국녀 추종하기'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쿨’하게 여겨지는 여성상을 선보인다는 앞에서 언급한 미국 드라마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류의 칙릿(Chick-lit) 소설에서 주인공의 행동거지가 바로 추종의 대상이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러한 행동양식이 이상하게 수입되고 말았다. 칙릿 류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미국 커리어 우먼들의 경제적 자립심은 쏙 뺀채 소비패턴, 심리패턴만 카피하고 있다. '허영심'으로 요약 가능한 이런 패턴에는 생산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다.
가령 '된장녀의 하루'란 글의 원문을 다시 살펴보자. 수업시간에 계속 의미없는 문자질을 주고받거나 아빠를 졸라 타낸 돈으로 명품 가방을 사는 대목에서 커리어우먼들의 경제적 자립은 존재하지 않는다. '쿨'해 보이고는 싶어 하지만 그 '쿨함'의 근본인 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돈'을 벌지 못하고 부모에 의존하는 된장녀(혹은 된장남)로 지칭되는 20대 후반의 행태는 그래서 생산성이 없다는 말이다.
최소한의 쿨함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NBC 시트콤 <프렌즈>의 부잣집 외동딸 레이첼은 BMW를 공짜로 사주겠다는 부모의 제안도 거절하고 웨이트리스로 피나는 노력을 하면서 돈을 벌었다. 혼자서 빨래도 할 줄 몰라서 흰 옷을 붉은 옷과 섞어 빨아 빨래를 망치던 레이첼이 나중에 집안 재산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도 안되는 월급봉투를 들고 좋아하는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커리어우먼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