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경기탓', '정부탓'만 할 건가

'경기'가 없는가 '경쟁력'이 없는가

등록 2006.09.06 09:41수정 2006.09.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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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속초 콘도지역 주차장입니다. ⓒ 김남윤


지난주에 처제네 가족들과 속초의 H콘도에 바람 쐬러 다녀왔습니다. 동서간에 화합도 도모하고 아이들이 신선한 공기를 접하게 할 겸 다녀왔습니다. 작은 호수의 산책로도 참 좋았고 온천탕도 좋았습니다.

과거 공부할 때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줄고 있는 지역이 강원도 속초라고 했는데 지금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주 인구수가 중요한 게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속초시의 대외적 '경쟁력'이 높아 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미시령에 터널이 개통됐습니다. 겨울에 눈이 와도 서행하는 일은 있어도 불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합니다.

5년 내에 춘천에서 양양(속초 근접)까지 고속도로가 개통된답니다.서울에서 춘천까지는 3년 내에 개통된답니다. 서울에서 속초까지 2시간 내에 도달하는 시대가 온답니다. 속초에서 북한 금강산등 지역을 자가용으로 관광하는 시대가 온다면 금상첨화겠죠.

본론입니다. 내수 경제상황이 안 좋다고 언론에서 얘기하고 자영업하는 사람도 푸념하고 월급쟁이들도 세금 많이 내서 가계사정이 안 좋다고 합니다.

만화방의 만화가 안 팔려도 정부탓이요, 영업택시에 손님이 안 타도 정부탓이요, 갑자기 실직을 해도 정부탓이요, 상가건물의 세입자가 나가도 정부탓이랍니다. 자신에게 좀 불리한 일이 발생하면 정부탓을 하는 '권력으로부터 자유'와 '민주'의 시대를 만끽하며 살고 있습니다.

과연 현재 국민 개개인의 고통의 근원이 정부로 부터 나오는 것일까요? 50%는 정부탓이라고 인정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머지 50%입니다. 국민 개개인과 조직, 단체, 기업 등 구조적 책임감은 50%정도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회경제체제가 '전통적 사회주의'체제가 아닌 바에야 토지와 집 등 부동산을 포함한 자본의 사적 소유과 경쟁의 자유를 부정할 수 없습니다. 땅과 집의 소유문제, 부의 축적 문제를 법적 한도 내에서 통제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까르푸등 대형 할인마트에 대항하여 피 터지게 시장경쟁을 하는 E마트가 있습니다. 얼마전 TV에서 '신화창조…'라는 프로그램에 E마트의 마케팅 성공사례가 나왔습니다. 중국시장에서 성공하는 과정을 '눈물 겹게' 만들어 방송했습니다. 감동을 안 받을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E마트의 한국 내 시장잠식입니다. 국내 할인마트 시장의 70%이상을 E마트가 점유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오죽하면 E마트의 마케팅에 밀린 프랑스의 까르푸가 한국 내 영업을 포기하고 철수했습니다.

각 지방별, 지역별로 E마트가 개업하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의 상인들과 시민단체들은 합심하여 E마트의 입주를 막기 위해 불철주야 싸웠습니다. 놀라운 것은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E마트의 입주를 성공적으로 저지한 지역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시장경제의 원리를 부정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무리 재래시장의 상인들이 불쌍하고 표를 의식했다고 하더라도 시장의 자율경쟁을 침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원했건 자손대대로 살아 왔건 간에 자본주의-시장경제체제에 살고 있으면서 이 체제를 각자의 이익에 복무하도록 활용하지 못한다는데 문제와 책임이 있습니다.

E마트의 입주를 근본적으로 저지하려고 투쟁의 목표를 정할 게 하니라 입주를 허용하되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자치단체와 E마트와 줄다리기를 잘하여 재래시장에 이익이 될 부분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였어야 합니다.

지방세 가지고는 실질적으로 지역경제, 지역주민, 재래시장 상인에게 이익이 별로 없습니다. 예를 들면 재래시장의 가장 취약점은 '주차공간'입니다. 바로 E마트의 '입주자체'를 반대할 게 아니라 'E마트가 입주하려면 재래시장에 주차타워 등 주차장을 설립해 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그래서 재래시장도 살고 E마트도 같이 살자고 투쟁해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습니까?

결론입니다. '경기'와 '경쟁력'의 관계를 설명하려다 E마트를 예로 들었습니다. 상인들이 하늘만 보고 불경기라며 정부탓만 할 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떻게 대처하고 살아가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물론 상인 모두가 E마트를 만들 수 없습니다. 부의 축적의 차이는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폐업만은 막을 수 있는 대안으로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문제를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콘도의 주차장은 다양한 자가용으로 발 디딜틈이 없었습니다. 그 많은 차를 보면서 '불경기' 한탄은 '푸념'이며 더 심하게 말하면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많은 차가 오도록 터널을 뚫은 속초시장과 행정부서의 '행정마케팅'이 성공한 것입니다.

영화'괴물'이 유통구조상 문제를 발생시켰지만 1200만명이 한 영화를 보게한 것은 그들 주체의 경쟁력이 승리한 것입니다. '괴물' 영화관을 가 보고, 그 영화를 보기 위해 줄을 선 남녀노소를 보고, 그 누가 '한국경제는 불경기'라고 감히 '거짓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가계경제 중 문화비용 지출 비중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는 '친구'를 본 이후 5년만에 개봉관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건 이명박이 되건 고건이 되건 유시민이 되건 간에 '어느날 갑자기' 돈이 쏟아지는 시대는 없을 겁니다. 어느 정부라도 이용한도 1000만원짜리 후불신용카드를 대책없이 집집마다 발송해 주지는 않지 않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순방중입니다. 해외에서는 칭찬을 받지만 국내만 돌아가면 욕을 먹는다는 노대통령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도 기고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에도 기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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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면서 네티즌들과 정치,사회문제들에 대하여 상호 공유하기위하여 기자회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특히 언론,정치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론,정치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건축업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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