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불쟁이 녀석이 9월 8일 6살 생일이랍니다. 언제 저리 컸는지….장희용
그 심통이라는 게 치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자기 전에 책을 읽어 주는데, 엄마가 읽는 날은 내용이 짧은 책을 조금만 가져오면서 아빠가 읽어주는 날에는 일부러 내용이 긴 책을 낑낑대며 제가 들을 수 있을 만큼 들고 옵니다.
더구나 엄마가 읽어줄 때는 졸리면 듣다가도 잠을 자면서도 제가 읽을 때는 끝까지 안 자고 버티면서 그 책 다 읽어달라고 떼를 씁니다. 다 읽으려면 40분 정도 걸린답니다. 읽다가 지쳐서 제가 슬그머니 책장을 두 장 넘기거나 줄거리를 빼먹고 읽어주면 용케도 알아채고는 아예 처음부터 다시 읽어달라고 하는 바람에 오히려 더 큰 곤욕을 치르기도 하지요.
잠이 들 것 같으면서도 끝까지 버티던 녀석은 책을 다 읽자마자 1분도 안 돼서 잠나라에 빠집니다. 이불을 덮어주고 잠든 녀석의 얼굴을 보면 그리 사랑스럽고 예쁠 수가 없습니다. 잠든 녀석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의 그 행복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답니다.
처음 유치원 가던 날, 아내와 밤을 지새우고
생각해 보면 결혼이라는 것을 하고 아빠가 되고, 녀석이 6살이 되기까지 참 재미있었던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옹알이를 하고, 걸음마를 하고 "아빠!"하고 말을 배우고, 쫑쫑쫑쫑 뛰어다니던 모습을 보면 참 귀여웠습니다.
그렇게 조그맣던 아이가 5살이 되어 엄마 아빠 품을 떠나 유치원에 처음 가던 날, '이 녀석이 잘할 수 있을까?' 밀려오는 불안한 마음에 아내와 밤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날도 생각이 납니다. 녀석은 아빠 엄마의 불안함을 언제 그랬냐는 듯 밝고 명랑한 유치원 생활로 씻어주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