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열린 주한미군과 관련한 양측 정부 협상장에 놓여진 태극기와 성조기.오마이뉴스 권우성
토론자로 나선 박건영 가톨릭대 교수는 보수진영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교수는 "전작권 환수 반대론자들은 세계에는 혼자 방위하는 나라는 없으며 다자간 집단안보가 국제적 추세라고 주장한다"며 "그런데 이들은 전작권 환수가 결코 집단안보나 집단방위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연합사 체제 안에서 한국군은 미군과 융합되어 있으나 전작권 환수 뒤에는 오히려 상비군 없이 유사시 동원체계만 있는 나토와 같은 집단 방위체제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북한의 남침이 힘든 이유를 열거했다. 한국 전쟁 때 북한의 남한에 대한 군사적 우위·애치슨 라인 설정·소련과 중국의 지지 등의 조건이 있었으나 지금은 단 한가지 조건도 충족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전작권 반환 뒤 주한 미군이 철수할 것이라는 보수진영의 주장에 대해 박 교수는 "통일 한국은 반일 민족주의를 고리로 해 중국과 공조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큰 손해이기 때문에 주한미군을 끝까지 주둔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만약 한나라당이 정치적 동기가 아닌 진정 국가 전략적 이익 차원에서 전작권 환수에 반대한다면 내년 대선 때 '우리가 집권하면 전작권을 미국에 돌려주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그는 "정부의 입장이 자주로 간주되는데, 이는 자주가 아니라 미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에 불과하다"며 "용산기지 이전 등 손과 발을 먼저 만들고 전략적 유연성 인정이라는 머리를 나중에 만들었다, 이는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연철 교수는 "한미 동맹 재조정은 미국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며 "그런데 보수진영의 우리 정부 때리기는 오히려 한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국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한미동맹 재조정 과정에서 미래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현 중앙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현재 전작권 환수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여러가지"라면서 "정부가 겉으로는 반미, 내용적으로 친미 정책을 쓰면서 진보와 보수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으면서 국내 정치적 실익을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전작권 환수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 및 여야 지도부들간의 대화채널을 구축했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북공정 급속 추진은 한국 불신에서 비롯됐을 가능성"
중국 전문가인 최지영 한림국제대학원 교수는 "지난 3월 닝푸쿠이 주한 중국 대사가 '주한미군이 제3국을 대상으로 행동하면 우리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내정 불간섭 등의 원칙에 입각, 대외 문제에 있어 극히 신중하게 발언하는 중국 대사가 주한 미군 움직임에 대해 경고한 것은 내부적으로 상당한 합의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움직임이 급속화된 것도 전략적 유연성을 쉽게 합의한 한국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의 외교는 대미 외교만 존재할 뿐 다른 나라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1월 합의한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의 양안 분쟁 개입을 보장한 것이라는 홍현익 연구위원의 지적에 공감을 표한 최 교수는 "우리 정부나 상당수 전문가들이 중국과 대만 분쟁 가능성을 낮게 보는 데 이는 대단히 안이한 인식"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반국가분열법을 제정해 대만이 독립을 위한 국민투표만 실시해도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또 한국 전쟁 참전, 티베트 침공, 인도 및 소련과의 국경분쟁, 1979년 베트남과의 전쟁 등 중국은 서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경하게 영토나 주권문제에 대응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03년 베이징대에서는 현 상태가 고착화되기 전에 대만을 먼저 공격하자는 논의가 불붙었던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전략적 유연성 인정 등 한국이 대미 관계에서 제 역할을 못하면, 중국은 한국과 관련된 문제를 한국이 아닌 미국과 직접 협상을 통해 풀 가능성이 있고 우리는 심각한 안보 위협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회를 봤던 함택영 경남대 교수는 "미국의 랜드연구소가 과거에는 한반도 분쟁과 관련한 워게임을 많이 했는데 요즘에는 양안 분쟁과 관련한 워게임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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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전작권 재반환 대선공약으로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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