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악수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이 15일 새벽(한국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창기
현재 미국은 북한에게 6자회담에 먼저 복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선 금융제재 해제를 주장하면서 "제재 모자를 쓰고는 6자 회담에 나갈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4일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포괄적 접근 노력'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우리 정부는 포괄적 접근 노력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국들 사이에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단 지난 17일 정부 고위당국자는 비공식 브리핑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 회담 재개 및 이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관련국들과 직간접적인 교신 그리고 반응을 수시로 반영해서 구체 방안을 조합 중인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9·19 성명 이행 방안도 실제로 손에 잡히는 방안으로 방식으로 진전시킬 수 있도록 지금 작업 중에 있다"며 "포괄적 접근노력은 경주의 스타팅 포인트(시작점)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트랙 위에 올라가 있다"고 말했다. 상당히 진행됐다는 말이다.
이와 관련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포괄적 접근 노력의 내용을 추측해본다면, 당근(인센티브)과 채찍을 동시에 생각하는 것 같다"며 "만약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하면 북미 양자회담을 하고, 여기에서 북한이 관심을 갖는 주제를 다루고 경제적 지원도 논의하겠다는 정도의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북한이 6자 회담에 나오지 않으면 5자 회담의 추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바탕을 두고 국제사회를 동원해 압박을 가하겠다는 내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부시가 '포괄적 접근 노력'을 말하지 않은 이유는?
일각에서는 '포괄적 접근 노력'의 실체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일단 정상회담 뒤 가진 양국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포괄적 접근 노력'이라는 단어를 노 대통령만 사용했다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나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에서도 이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전작권과 관련해서 부시 대통령은 한국 안의 논란을 정확히 알고 있는 듯 핵심을 찔렀다. 그는 미국의 대한 방위 태세에는 변화가 없고, 전작권 환수 시기는 양국 국방장관이 조절하며, 이 문제가 정치화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포괄적 접근 노력에 미국 정부가 동의했다면 아마 미 언론들이 부시 행정부 대북 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대서특필 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미 언론조차 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으며, 되레 한미 양국 의견차를 미봉했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최근 한국과 중국을 방문해 유엔 결의안 이행을 강하게 압박했다"며 "여러 정황을 보면 포괄적 접근 노력의 실체가 과연 있는지 의문이며, 정부의 언론플레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아무튼 '포괄적 접근 노력'이 공개된 뒤 북한의 반응은 상당히 싸늘하다.
북한 내 권력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7일 쿠바에서 열리고 있는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 참석, "북한은 미국이 제재를 유지하는 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와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물론 이는 기존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한 것일 수 있지만 일단 북한의 반응이 신통치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포괄적 접근 노력'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 지 여부는 앞으로 두고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