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청사는 출입기자들의 '전유물'

'화상 경마장' 관련 종합청사 취재 통제... 원주·순천지역 기자들 항의

등록 2006.09.22 13:43수정 2006.09.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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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시와 원주시 화상경마장 설치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원 등 1천여 명이 21일 오후 2시 30분 세종로 중앙정부청사 앞 공원에 모여 1시간 가량 항의 집회를 가졌다.

집회 참석자들은 시민의 뜻을 모은 화상경마장 설치 반대 항의서한을 국무총리에게 전달키로 했다. 순천시의회 박동수 의장과 범대위 대표 2명이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종합청사 후문으로 이동했고, 10여명의 기자들이 취재에 나섰다.

하지만 전경들로 둘러싸인 종합청사 후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행사 시작 전에 국무총리실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미리 전했기 때문에 곧바로 민원실로 이동할 줄 알았던 범대위 대표와 박 의장은 10여 분간 철문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순천범대위 박소정 대표는 "시민을 우습게 여긴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10여분 후 나타난 경찰 간부인 듯 보이는 사람은 "종합청사엔 출입기자들이 있기 때문에 취재 온 기자들은 출입을 할 수 없다. 취재는 철문 바깥에서 하라"고 말했다.

이 취재를 위해 새벽부터 해당 지역에서 올라온 기자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막는 것이라며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실랑이는 10여 분간 이어졌고, 종합청사 출입기자들이 사진을 찍는다는 경찰 간부의 말에 청사 안으로는 들어가지 못하고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방송기자 K씨는 "정부가 언론을 탄압한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하며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새벽부터 올라 온 지방지 기자 L씨는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20여분 뒤 정부청사 후문이 열리면서 박소정 순천범대위 대표가 나타났다. 기자들이 현장 상황을 묻자 원주범대위 대표는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자리에 기자는 한 사람도 없었다"고 밝혔고, 종합청사 출입기자들이 사진을 찍는다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믿었던 기자들은 흥분하기 시작했다.

순천시민과 원주시민들에게 있어 매우 큰 사건인 항의서한 전달 장면 사진을 얻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새벽부터 상경한 지방 기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L기자는 책임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해당 발언을 한 경찰간부에게 질문하고, 국무총리 비서실에도 전화를 걸어 확인했지만 모두 책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이들 기자들은 "순천시와 원주 시민의 뜻을 모아 작성한 항의서한 전달 현장 사진은 세상에 없다"고 말했다.

취재기자들이 경찰에 떠밀려 철문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취재기자들이 경찰에 떠밀려 철문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서정일

덧붙이는 글 | SBS 유포터 뉴스에도 송부합니다

덧붙이는 글 SBS 유포터 뉴스에도 송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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