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해도 미식을 즐길 수 있다. <맛의 달인>의 진심이 담긴 '최고의 요리'. 아래 사진은 만화를 실제 요리로 만든 것.대원
젊어 호사를 좋아했던 우미하라는 가난한 예술가라 전전긍긍하는 처지였다. 돈이 없어 명절 음식도 마련하지 못하던 그 앞에 아내가 차려 놓은 소박한 밥상은 놀라운 정성의 힘으로 미식의 경지에 올라서 있었다. 가난해도 미식을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우미하라는 배포가 생기고 그런 여유 덕에 좋은 작품들이 나와 오늘의 자신을 이루게 된다.
혹 교과서에서 읽었던 수필 한 자락이 떠오르지 않는가?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을 기억하시는지. 가난해도 마음이 있으면 행복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는 그 이야기 말이다. 가난해도 음식에 대해 애정이 있고 지식이 있고, 무엇보다 정성이 있으면 평범한 재료들로도 미식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 <맛의 달인> 47권이 드러내는 미식에 대한 진심이다.
얼마 전 우리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에 '훈제연어'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평소 훈제연어를 좋아하는 어느 시민기자분이 맛나게 먹는 법을 올리셨는데 거기에 '비싼 요리는 소개하지 말자'는 댓글이 붙었다. 오마이뉴스는 진보적인 공간이니 훈제연어 먹는 것은 배격해야 할 사치일까? 2006년 대한민국을 사는 보통 사람들에게 음식에 대한 호사는 어느 정도까지가 정치적으로 올바른 범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