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습관은 어릴적 부터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부모님의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도 많이 읽어주고, 거실에서 TV도 없애고, 서점이나 동네 도서관에도 많이 데려가고.장희용
하지만 나의 이런 습관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술 먹는 데 쓰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 그리고 책 읽어서 남 주나? 다 내 삶에 필요한 지식을 주는 건데. 그래서 돈 생기면 무조건 책부터 사고 보자는 이런 정신을 내 딸과 아들에게도 물려주고 싶다. 물론 한 권, 두 권 적게 사더라도 책을 귀히 여기는 마음도 심어주고.
독서의 계절 가을에 책을 한 권도 못 사다니. 왜?
어휴~ 근데 요즘은 책을 통 못 사고 있다. 매달 구독하는 '월간 말'지를 읽는 것이 전부다.
이유인 즉, 내가 몸이 불편해서 일을 줄이다 보니 벌이가 줄었다. 그러니 책을 살 돈이 없다. 아내는 예전처럼 한꺼번에 많이 사지 말고 두세 권씩이라도 사서 읽으라고 하지만 솔직히 벌이는 줄고, 씀씀이는 커지니 선뜻 예전의 용감무쌍한 정신이 생기질 않는다. 그래서 예전에 사 놨던 책들 중에 안 읽었거나 읽다 중간에 그만둔 책을 짬짬이 읽고 있다.
여기까지는 구구절절 인생이야기고, 정작 내가 책을 못 사는 가장 큰 이유는 아내가 저지른 일 때문이다.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1년 전 오늘, '부르르르~' 책상 위에 올려놓은 전화기가 요란한 진동소리를 냈다. 아내가 보내 온 메시지다. '틱틱~' 메시지 확인을 위해 버튼을 조작하는 순간, 헉! 놀라 뒤로 자빠지는 줄 알았다.
"나 일냈어. 애들 책 샀는데, 그게 좀 비싸. 0이 6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