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자료사진).백악관 홈페이지
조지 부시 대통령은 11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가 없음과 북한을 공격할 뜻이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켰다"며 "(그러나) 우리는 중대한 북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풀고자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렇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가 발생한 이래 부시 행정부는 항상 외교적 해결과 북한 침공의사가 없음을 되풀이해 강조해왔다.
그런데 부시가 말한 '외교적 해결'을 '협상에 의한 평화적 해결'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적 해결이 비 군사적 방법에 의존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북폭을 하지않는 대신 북한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뜻이다. 부시 정부가 항상 한국과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해온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 완전 봉쇄되면 9개월 이상 못 버틴다
만약 북한이 모든 교역로가 차단되는 등 완전히 봉쇄된다면 6~9개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일부 전문가는 3개월도 견디지 못할 것으로 본다.
군사적 공격을 당해 무너지나 경제 봉쇄로 굶주리다 무너지나, 김정일 정권 붕괴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이 말하는 외교적 해결은 협상에 의한 평화적 해결과는 별 관계가 없다. '김정일 정권 붕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을 때려죽이는 것과 질식사시키는 것은 같은가? 다른가? 방법은 다르지만 '살인'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마찬가지로 맞아죽으나 굶어죽으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북한이 가만히 앉아있을 리는 없다.
사실 미국은 현재 군사적 수단을 쓰기 힘들다.
한국과 중국의 반대는 차치하고 일단 동원할 병력이 없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15만명의 병력이 배치되어 있을 뿐인데도 미군은 현재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 공격에는 최소한 50만명의 미군 병력이 필요할 것인데 어디에서 조달할 것인가?
중국의 '북한 포기'를 기다리는 미 네오콘
보수진영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중단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를 중단한다고 해서 북한에 주는 타격은 크지 않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북한에 유입되는 현금은 연간 2천만 달러에 불과하다. 대북 민간 단체들의 연간 지원액도 많아아 1억달러 선이다.
사석에서 만난 정부 당국자들 가운데는 "솔직히 말해서 한국이 남북경협과 대북 지원을 다 중단해도 중국과 북한의 교역로가 계속 열려있는 한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펜티엄급 컴퓨터도 대북 수출 통제 물자에 속한다. 심지어 연필심(흑연)도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다며 북한에 수출할 수 없다. 그러나 모두 중국을 통해 들어갔다. 대북 경제봉쇄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중국이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