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 인터뷰.오마이뉴스 이종호
"포괄적 접근 방법 차원에서 우리는 6자회담과 조(북)미 회담이 동시에 진행되길 바란다. 남측이 미국과 협의해 동시 추진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가 난 직후, 중국 심양에서 북한 고위당국자를 만난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한 말이다. 이 인사는 "북의 다음 행보는 뭔가"라는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의 이화영 의원은 당 화해협력단장을 맡고 있다. 12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화영 의원은 "그 동안 정당간 교류 차원에서 알고 지낸 고위급 인사"라며 현지 시각으로 오후 4시쯤 만나 5시간 가량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한국방정환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의원은 "어린이지원사업차 만나기로 되어 있던 약속이었다"며 국내 정세를 고려해 취소하려 했지만 "그쪽에서 강한 의지를 가지고 꼭 만나자고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측이 가장 간교하다"
이 인사에 따르면, 북의 핵실험 의도는 "대화와 협상용"이라고 한다. 특히 이 인사는 "핵실험은 군사적 목적, 특히 남측을 겨냥한 군사적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미국이 더 이상 북한을 상대로 펴는 고사작전에 대해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어 자위적, 방어적 차원에서 편 제스처"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남쪽 사람들은 안심해 달라"며 "핵 문제로 인해 민간단체의 북측 지원사업과 방북활동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라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이 의원이 "현재로선 경색될 것이고 당분간은 어려워질 것 같다"고 답하자, 이 인사는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비롯해 이미 확정된 NGO 단체, 경제인 방북 일정에도 차질을 빚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번 미사일 발사 때처럼 남북이 단절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화영 의원은 이 인사의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말을 전한 뒤 "그쪽에선 대화를 무척 강조했고 또 기대하는 분위기였다"며 "남북 대화 채널을 좀더 견고히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자적인 제재 조치에 나선 일본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인사는 "일본측이 가장 간교하다"며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남북을 분열시키려 할 것이고, 일본 핵무장을 위한 명분을 차제에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만간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
한편 이화영 의원이 북 핵실험 발표가 있은 후 남측 분위기를 전하자 이 인사는 "그렇게까지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도 될 텐데…"라며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조만간 시간이 지나면 이 일은 잊혀질 것"이라고 말해 남측과 상반된 인식을 드러냈다.
특히 이 인사는 북의 핵실험 이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와 미국 내 여론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이 의원은 6자회담·북미회담 성사를 위해 "큰 틀의 딜(거래)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북에 대한 금융재제 등 적대정책을 신속하게 포기하고 또 북은 이에 화답해 핵 포기를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남측의 역할에 대해 이 의원은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의 성과는 남측이 6자 회담과 북미 양자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있어 이니셔티브(주도권)를 받아낸 것 아니냐"며 남측 특사 파견과 남북정상회담을 그 예로 꼽았다.
이 의원은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빠르면 내년 초에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북 당국자 간 '비선' 채널이 있냐는 질문에 이 의원은 "이 모든 사태의 핵심적인 문제"라며 "북의 입장을 다각도로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고 정부도 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끝으로 이 의원은 "최근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굉장히 심각한 것 같다"며 "그런 정황이 북이 핵실험을 선택한 매우 중요한 요소였고, 또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고 북중 관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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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금 6자·북미회담 동시 진행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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