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워싱턴 대학교.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한국 유학생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된다.김귀현
1994년 한반도에 핵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들은 쌀과 라면을 사려고 아우성을 쳤다. 사재기가 만연할 정도로 혼란 상태에 빠졌다.
그로부터 12년 후, 다시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했다. 하지만 94년과 같은 혼란은 없었다. '안보불감증'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차분하다.
그러나 타국에 나가있는 유학생들의 입장은 다르다. 고국에 핵 위기가 닥쳤다는 이유만으로 현지인들에게 보이지 않는 핍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에게서 차분함을 찾을 수는 없다.
북한 핵실험 이후,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큰 고충을 겪고 있는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전쟁 말고 다른 방법 있니?"
미국 뉴욕시(New York City)에서 어학연수 중인 진희원(21)씨는 지난 13일 어학원의 미국인 강사 엘리자베스, 일본인 학생인 와타나베씨와 북핵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 국제 문제에 대해 언급을 잘 하지 않던 일본인 와타나베씨는 "크레이지 노스 코리아(crazy Nouth Korea)"라는 말을 강조하며 북한을 강도 높게 비판하였다. 하지만 이후 미국인 강사의 다음과 같은 말이 더 충격적이었다고 진씨는 전한다.
"Is There anyway besides war(전쟁 말고 다른 방법이 있니?)"
이렇게 엘리자베스는 진씨에게 질문을 했다. 미국인이 이 말을 하자 진씨는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심기가 불편해진 진씨가 엘리자베스에게 "왜 미국은 핵을 보유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를 비판하는가"라고 물으니, "미국의 핵은 평화 유지를 위한 것이고, 북한의 핵은 그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진씨는 "미국인들은 자기 나라 일이 아니라 전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라는 생각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진씨는 "유학생들은 이 곳에서 소수이다, 잘못된 생각을 가진 미국인들에게 논리적인 반박을 하고 싶어도 제대로 우리의 뜻을 전달하기 힘들다"며 타지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미국인 할머니의 호통 "부시 좀 그만 괴롭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