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재배로 국민의 건강 책임지겠다"

제주도 영양사들, 전북지역 친환경농산물 생산단지 현장체험

등록 2006.10.20 14:43수정 2006.10.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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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여태권 목사로부터 친환경 쌀의 순환농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영양사들

여태권 목사로부터 친환경 쌀의 순환농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영양사들 ⓒ 김현철

일선 학교의 영양사들이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생산현장을 방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지역 각급학교 영양사 17명과 친환경우리농산물학교급식제주연대 1명은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전라북도 친환경농업을 방문, 현장체험과 견학을 통해 학교급식에 공급되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들이 전북지역의 친환경생산단지 중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완주 고산의 땅기운 쌀 작목반. 친환경 농업을 하기 위해 조직한 '땅기운작목반'은 지난 1991년 여태권 목사를 중심으로 무농약 무화학비료 농법을 시도하여 이 지역의 친환경 농업을 선도하는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3년부터 전환기 유기인증 7.6ha와 무농약 재배인증 3.3ha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유기재배인증 6.9ha와 전환기 유기인증 9.3ha, 2005년 유기재배인증 15.6ha 무농약 재배인증 21.1ha, 2006년에는 전환기 재배인증 6.6ha와 무농약 재배인증 27.7ha를 받았다. 이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친환경농산물 재배지역으로 알려져 연중 생산현장 견학이 줄을 잇는다.

여태권 목사는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쌀은 순환농법으로 생산된다"며 "소에서 나온 것을 충분히 발효시켜 논에다가 뿌려 주고 이의 영양분을 먹은 쌀을 수확하고 쌀의 부산물은 모두다 소에게 먹인다"고 생산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여 목사는 "주민들의 소득원을 찾기 위해 전국을 다니며 연구한 결과 소를 키우는 것이 논밭이 적고 산이 많은 고산면의 조건에도 맞았다"며 "하지만 경험부족으로 어려움도 많이 겼었으며, 사료 배합비율을 몰라 송아지가 죽기도 하고 기형소가 태어나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땅기운작목반은 순환농법에 필요한 자가퇴비 생산사업을 위해 유기축산 농가의 퇴비를 발효시켜 친환경 재배필지에 공급한다. 유기축산을 실천하고 있는 김상근씨는 "1000평의 축사에서 80여마리의 소를 사육하고 있다"며 "소 한 마리에 10평의 면적은 확보가 돼야 유기축산으로 인정을 받으며 운동장도 있어야 하며 채광도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축산을 시작한 지 4년 정도 됐다는 김씨는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으며 사료가 아닌 여물을 끓여서 먹이는 전통방식으로 6개월 이상 기른 뒤 출하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20여년을 한결같이 생산농민이 주체가 돼 지역농업과 친환경농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남농영농조합법인. 조합원 16명이 2000만원을 출자하여 시작된 남농은 2005년 현재 조합원 120명, 작목반 11개, 매출액 80억원에 달하는 조직체로 성장했다.


a 지역농업과 친환경농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남농영농조합법인의 친환경 쌀 전문 RPC 모습

지역농업과 친환경농업 발전을 선도하고 있는 남농영농조합법인의 친환경 쌀 전문 RPC 모습 ⓒ 김현철

남농영농조합법인은 친환경 쌀 전문 RPC와 친환경농산물 산지포장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하여 지역 내 물질순환시스템을 마련, 안전성과 합리적인 가격이 보장되는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김영숙 남농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올해부터 무농약 쌀 등 친환경 쌀만을 가공하기로 했다"며 "현재 전북의 모든 친환경 쌀들이 우리 미곡처리장을 통해서 가고 있지만 조만간 전국의 친환경 쌀들이 이곳을 거쳐서 갈 수 있도록 해, 가격보다는 품질로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다수확보다는 시간이 많이 지나도 맛의 변화가 적은 품종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성실과 정직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과 친환경농업 발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남농은 남원농민회, 남원지역 농업인을 뜻하는 말"이라며 "남농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오르빌은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생태마을을 뜻하는 organic village의 합성어"라고 덧붙였다.

함께 한 유재흠 전북친환경쌀생산자조직연합회 사무국장은 "전북에서는 다수확품종을 배제하고 고품질 쌀로만 재배중이며 제주만을 위한 쌀을 집단적으로 재배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제주의 무농약감귤을 전북관내 전 학교를 대상으로 공급하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a 우렁이 사육장을 둘러보고 있는 영양사들.

우렁이 사육장을 둘러보고 있는 영양사들. ⓒ 김현철

남농영농조합법인에는 쌀 외에도 미라클딸기작목반의 딸기와 우리고운배작목반의 배, 토종유정란작목반의 유정란이 있다. 이중 유정란작목반에서 생산되는 유정란은 토종닭을 자연 방사시켜 친환경농산물 부산물인 무농약쌀겨와 깻묵 등을 사료로 하여 생산한다.

유정란을 유심히 지켜보던 김경식 친환경우리농산물급식제주연대 총무는 "맛이 굉장히 좋다"며 연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유정란을 생산하는 강성철씨도 "토종닭은 일반 닭에 비해 산란율이 떨어지고 크기가 작지만 맛이 좋고 특이하여 인기가 매우 좋다"며 "현재 10농가에서 1000여마리의 토종닭을 기르며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환경 농업은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농약을 줄이기 위해 오리 및 우렁이 농법으로 3년, 무농약 3년, 전환기 유기농 3년, 완전 유기농 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오리는 논을 돌아다니면서 풀이 나지 못하도록 하고 우렁이는 잡초를 잘 뜯어 먹어 제초제가 필요 없다. 무농약은 화학비료를 쓴다는 의미이지만 전환기 유기농부터는 유기질 비료만 쓴다. 전환기 유기농 때 병충해가 돌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농가도 적지 않다.

부안 친환경 쌀 재배단지에 있는 하서농협 미래쌀작목반에 들렀다. 이곳은 99년부터 작목반을 구성, 우연한 기회에 우렁이를 알게 됐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후 3~4년간의 시험 끝에 우렁이에 대한 적정한 사용방법을 터득해 지금은 안정적인 생산기반에 올라 있다.

홍일권 작목반장은 "친환경농법이 일반농산물에 비해 수확량이 적어 소득이 기대한 것보다는 높지 않지만 땅을 살린다는 보람이 크다"며 "잡초를 뜯어먹는 우렁이가 영상 5℃ 이하로 내려가면 죽기 때문에 겨울에는 비닐하우스에다가 난로를 때서 우렁이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반장은 "앞으로 무농약재배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며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사명감으로 농사일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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