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재무지도를 그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지출구조를 꼼꼼이 따져본 것만으로도 이미 재무설계의 반은 완성된 셈(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내일 일은 난 몰라요'란 찬송가 구절이 있다. '험한 이 길 가고 가도, 끝은 없고 곤해요'로 이어진다. 불행이나 요행도 내 뜻대로 못한다고 하소연 한다. 작가는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미래는 주님의 손길에 따르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신의 영역'이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미래를 꿈꿔야 할까?
기업과 사업에 청사진이 필요한 것처럼, 인생에도 설계가 필요하다. 돈과 관련해서는 재무지도(설계)를 잘 그려놓아야 행복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월 30만원씩 10년 저금하면 원금 3600만원 된다는 식의 단순 계산이어서는 안 된다. 중간에 결혼과 출산, 주택구입과 자녀교육비, 노후대책 등 돈 모으는 속도를 줄이는 변수들도 고려해야 한다. 소득공제·비과세·복리효과·청약자격 등 가속도에 보탬이 되는 요소들도 잘 적용해야 한다.
최소한 고등학교 수학실력과 내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진지함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는 장거리경주다. 아래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인생 재무지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지방 치과병원에서 일하는 김은서씨(28세, 가명)는 결혼을 몇 달 앞둔 예비신부다. 김씨는 재무상담을 받게 된 동기를 이렇게 적었다. "얼마 전 친구 홈피를 방문했다가 무진장하게 행복해 하는 친구를 보았다." 돈을 어떻게 쓰는 줄 알게 돼 기쁘다는 거였다. 그 기쁨에 동참하고 싶었다고 한다.
김씨에게 앞으로 닥칠 재무 이벤트들은 뭘까? 김씨가 상담을 받으며 거론한 것들은 결혼·자녀교육비·노후였다. 평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고, 저축여력이 많지 않아서 그렇지 어디 그뿐인가? 출산, 주택 확장도 고려해야 하고, 김씨만의 특별한 항목도 있다. 바로 홀어머니를 모시는 것이다.
이 긴 재무여정에서 돈의 흐름이 막히지 않게 하려면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이 과정에서 결혼 예정자인 남자친구(33세, 중장비기사)씨도 상담에 함께 참여했다.
[단기 결혼자금] 발행어음이 정기예금보다 유리하다
김씨는 MMF에 1천만원을 예치해 두고 있었다. 1년 내 결혼자금으로 쓸 예정이라고 한다. 단기자금을 운용하기에 적합한 종금사 발행어음에 700만원을 2개월 단위로 예치해 두고, 나머지 300만원은 예비자금으로 CMA계좌에 두기로 했다.
발행어음은 은행 정기예금보다 이율이 1% 정도 높고, CMA 통장과 함께 이용하면 만기 때 통장으로 자동입금되어 편리하다. 만기까지 확정금리를 보장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실세금리를 적용하는 MMF나 MMDA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 예금자 보호도 되기 때문에 단기 목돈운용에 좋다. 단, 최소금액(100만원)과 최소기간(1개월) 조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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