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오광대 놀이 제1과장인 문둥춤과 탈을 벗고 추는 모습김기
지역에 따라 명칭과 탈의 생김새 등 차이를 많이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영남지방의 탈놀음은 '덧베기'에 기본을 두고 있다. 영남인의 심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을 베김사위는 마치 개구리가 웅크렸다 뛰어 오르는 것 같이 긴장과 이완의 절묘한 배치로 호쾌한 맛을 준다. 게다가 어설프게라도 흉내 내는 게 어렵지 않아 풍물장단에 맞춰 집단적으로 놀기에 그만한 춤이 없는 것이다.
영남 오광대놀이 마을 중에서 고성은 작고도 특별한 곳이다. 지금까지 탈놀이의 역사를 현지의 구전에서 찾고 있지만, 고성의 경우 100여 년 전 오홍묵이라는 원님이 쓴 '고성총쇄록'에 놀이의 실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또한 그 기록의 끝에 "오래된 관습"이라 이야기된 대목을 소급해서 찾으면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놀이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게다가 아주 작은 읍의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도움 받아 지금도 손실되지 않는 옛 형태를 간직하고 있다. 현재 고성 탈꾼의 대부분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고, 옛 농촌 사회가 선영의 산소 언저리를 떠나지 않고 살아왔듯 스승의 문하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고 100년 전과 다를 바 없이 한 계보를 이루며 탈놀이를 거행하고 있다.
그들이 먼 연행길을 떠나 서울로 총출동한다. 88세의 고성오광대놀이 인간문화재 이윤순옹을 비롯해서 전수조교, 이수자 등 30여명이 다음달 5일 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큰 놀이판을 벌인다. 이번 공연은 예술전문기획사 MCT가 제작하고 장승헌 기획, 진옥섭 연출로 만들어진다. 음악은 남해안별신굿보존회가 맡는다.
고성오광대 놀이는 1과장 <문둥이 과장>, 2과장 <양반 과장>, 3과장 <비비(영노) 과장>, 제4과장 <승무 과장>, 5과장 <제밀주 과장> 등 총 다섯 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번 공연은 탈장승고사, 문둥광대춤, 양반춤, 말뚝이춤, 승무, 덧배기춤, 제밀주과장, 상여놀이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점은, 이 모든 과장을 원형대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탈을 벗고 무용형식으로 공연한다는 것이다. 탈놀이가 재담과 노래, 춤으로 구성된 총체적 공연물임에도 과거의 탈놀이가 대본을 중심으로 한 연극성 위주로 부각되었던 것의 반전으로 볼 수 있다.
탈을 벗고 명무전처럼 공연하여 그간 탈에 집중되던 시선을 춤에 집중시켜 극보다는 춤에 치중했던 고성인들의 춤태를 맛보는 자리가 만들게 될 것이다. 단체명의에 가려진 다양한 춤을 레퍼토리화하여 전통예술의 새로운 표정을 찾아내는 MCT는 2001년 가을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초청으로 뉴욕,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을 순회하며 이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공연문의 : 055-674-2582 고성오광대 / 02-2263-4680 공연기획M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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