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 미군가족들의 모임.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미국은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고 그 일이 끝나기 전에 이라크에서 철수할 수 없다"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가겠다"는 뜻의 'Stay the course'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중간선거를 앞두고는 믿을 것이 '테러'밖에 없었는지 "이라크에서의 승리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미국 국민들의 안보 불안 심리에 호소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 미국인들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사망자수가 9·11 테러 희생자 수를 추월하고, 10월 한달 동안 이라크 주둔 미군 사망자가 100명을 돌파한 것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새로운, 그러나 위험한 중동
앞서 소개한 하스의 글은 오늘날 중동이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그의 눈에 비친 중동은 이전보다 심각한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진단을 뒷받침하듯 이라크는 이미 내전에 돌입한 것으로 보이고, 중동 평화협상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이란은 중동의 맹주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고,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눈초리도 심상치 않다.
하스는 '탈(脫) 미국 패권주의 시대'에 그나마 미국의 영향력과 국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실수를 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란 핵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등 또 다시 군사력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하나이고, "중동에서 성급하게 민주주의를 확산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 다른 하나이다.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1기 때에는 '힘(군사력)에 의한 평화'이고, 2기 때에는 '폭정의 종식 및 민주주의 확산에 의한 평화'라는 점에서 하스의 이러한 진단은 부시 대외정책의 총체적인 실패를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기반이 군산복합체와 기독교 근본주의에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을 뒷받침하듯 부시 행정부는 미묘한 전술적인 변화는 있더라도 기존의 중동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중간선거가 주목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