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조폭정치에 발목잡힌 '학생인권법'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 학생인권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

등록 2006.11.03 15:36수정 2006.11.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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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이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인 3일 오전,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인 이른바 '학생인권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국회 기자실에서 열었다.

최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학생의 날에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학생인권을 중심에 세우고자 한다"며 "학생인권법 통과를 위해서 여야 정당들이 발벗고 나서기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9월 1일 학생인권법 통과를 위한 'D-100일 선언'을 하는 등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학생인권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학교가 진정한 교육의 장이 되려면...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3월 8일 국회 기자실에서 이른바 학생인권법안(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자료사진)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3월 8일 국회 기자실에서 이른바 학생인권법안(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자료사진)최순영 의원 홈페이지
지난 3월 최순영 의원이 발의한 학생인권법안(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두발규제를 비롯한 생활규정에서 인권침해 금지 ▲학생회 법제화 및 학생위원의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 보장 ▲0교시금지, 강제적자율보충수업 금지 ▲체벌금지 ▲각종 차별금지 ▲정기적인 인권실태조사 및 인권 교육실시 등학생인권 보장을 골자로 하고 있다.

최 의원은 "학생을 통제와 훈육의 대상으로만 삼고 감시와 처벌의 시선으로 가득찬 학교에서 진정한 교육은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학생 체벌 금지와 두발 자유 법제화 뿐 아니라 인권실태 조사, 인권교육 실시, 학생들의 학교운영 참가 보장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학생인권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과 함께 기자실을 찾은 올해 고교 졸업생 전누리(20, 청소년인권활동가 네트워크)씨도 "등교할 때마다 교문지도라는 일상적인 감시를 받고 머리가 길다는 이유로 체벌을 받고 강제 이발을 당하고 있다"면서 "교육적 효과는 전혀 없을 뿐더러 한 인격체를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국회는 정권 잡기 위한 그들만의 잔치, 법안 통과는 뒷전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자료사진)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자료사진)오마이뉴스 이종호
현재 이 법은 국회 교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과연 학생인권법의 올해 정기국회 통과는 가능할까?


민주노동당 의원지원단실에서 만난 최 의원은 이같은 질문에 대해 "한나라당이 조폭같이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 실망했다"며 분통을 먼저 터뜨렸다.

"정기국회 생각만 하면 답답하다,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놓고 발목잡고 아직 소위원회 구성도 안 하고 있다, 학생인권법 뿐만 아니라 각종 교육민생 법안들도 잠자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재개정에 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법안심의를 위한 소위원회 구성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동료 의원들을 향한 최 의원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모든 법안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 자신들이 그렇게 많은 법안 발의만 해놓고서 '되든지, 말든지' 하고 있다"며 "아무리 정계개편을 하고 대선을 신경써서 정권을 잡으면 뭘 하겠냐"고 반문했다.

"국민들의 아프고 답답한 부분을 해결해야 할 국회가 자기들만의 정쟁과 정권을 잡기 위한 자기들만의 잔치로 가고 있다, 이렇게 정치가 간다면 정치발전이 없다, 교육상임위가 그 정쟁 속에 제일 앞장 서고 있다."

"너희가 나중에 교사 되서 고치는 게 빠르겠다"

최 의원의 비난의 화살은 '교육을 위한 사랑의 매를 때릴 수 있다', '교육을 위해 두발규제는 필요하다'라는 교육 인식을 향해서도 날아갔다. 그는 "우리나라의 학생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췄다"고 규정했다.

"국감자료를 보니 보충수업에 늦었다고 200대 때리는 몰지각한 교사들이 아직까지 있었다, 체벌이라는 것이 일제 잔재다, 시대는 변했다, 우리 학생들을 계속 길들여가는 교육은 안 된다, 어른들은 맞으면 고발하는데 학생이라는 것 때문에 합리화 되는 것은 위험하다."

최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나고 학생들에게 '너희가 나중에 교사가 되서 학교에 가 고치는 게 빠르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법안 통과가 불투명하다"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통과가 안 되더라도 남은 국회의원 임기까지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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