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총리의 연설 중 인터넷 서핑을 즐기고 있는 의원들. 심지어 인터넷 쇼핑까지 하는 의원도 있었다.오마이뉴스 박정호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였다. 방청석에서 바라본 의원들은 이미 다른 세상에 있었다.
일부 의원들의 컴퓨터 화면에는 시정연설 원고 대신 각종 포털 사이트 홈페이지가 떠 있었고, 일부 의원들은 옆자리에 앉아 있는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바빴다.
특히 인터넷에 빠진 의원들은 뉴스 검색도 하고 자신들의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한 여당 의원은 "문근영 '두려움 없는 사랑에 빠진 스무살'"이란 사진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또한 이 의원의 손은 '세계의 미인대회'라는 코너에서도 멈췄다. 세계 각지에서 온 미인들의 사진이 슬라이드처럼 넘어갔다.
국정감사로 쇼핑할 시간이 없어서 였을까? 인터넷 쇼핑을 즐기고 있는 의원도 눈에 띄었다. 앞으로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쇼핑 품목은 시계였다. 그 의원의 컴퓨터 화면은 시계로 꽉 찼다.
한 총리의 시정연설은 30분 가까이 이어졌지만 일부 의원들은 아랑곳 않고 인터넷의 바다를 항해했다.
국민 혈세 83억 들인 국회 본회의장 컴퓨터
'IT국회', '선진 전자국회의 구현'을 외치며 본회의장에 컴퓨터가 설치된 것은 2005년 9월. 국회는 83억원을 들여 299개 전의석에 컴퓨터를 마련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디지털 본회의장은 ▲멀티미디어 회의기반 구축 ▲전자적 의결체제를 도입 ▲본회의장에서 상정·의결되는 안건을 전자적으로 처리 및 유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었다.
사무처는 국회 홈페이지에 컴퓨터 설치에 대해 "IT 기술 강국의 상징으로서 의사진행 과정 및 회의장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국회 내부 및 외부와의 전자적 문서유통을 완성하고 실시간 대국민 정보 제공을 가능케 함으로써 투명한 국회, 열린 국회 구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혀 놓았다.
내일(7일)도 국회 본회의가 열린다. 내일은 어떤 뉴스가 의원들의 컴퓨터 화면을 채우고 있을까. 이제 회의 내용보다 의원들 컴퓨터에 신경이 더 쓰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