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 따라하기? 순서가 잘못됐다

정보와 소통의 장인 인터넷은 웹 정신을 필요로 한다

등록 2006.11.08 08:21수정 2006.11.0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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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투브'라는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가 많은 언론의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검색으로 유명한 구글이라는 회사가 엄청난 액수의 돈으로 '유투브'를 인수하면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하나의 인터넷 벤처회사 사이트를 우리 돈으로 1조6천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사들인 것이다. 또한 얼마전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에 선정이 되는 기쁨도 맛보았다.

유투브는 왜 이렇게 비싼 돈을 받고 팔렸을까?

유투브와 같은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서비스는 한국에서는 인터넷방송이 붐을 이룰 무렵에 기초적인 형태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었다. 물론 그 당시의 서비스들은 동영상이 일반인들이 직접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동영상을 다룰 수 있는 전문가들만이 업로드할 수 있는 형태였지만 그래도 '유투브'가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최초로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

유투브의 성공은 사진의 공유처럼 동영상도 누구나 쉽게 인터넷상에서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서 이를 네티즌에게 제시한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유투브의 창업자들은 아주 단순한 것에서 사업의 아이디어를 얻었던 것이다.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하면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친구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던 중 이메일로 보내자니 파일이 너무 커서 전송이 되지 않고, 온라인에 올리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아도브 플래시 기술을 이용해 비디오를 손쉽게 온라인에 올리는 방법을 찾아내게 된 것이다.

기존의 동영상은 제작도 힘들지만 이를 보는 것도 복잡한 문제가 많았다. 그런데 FLV 솔루션(플래시를 사용한 동영상 재생솔루션)을 유투브에서 사용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하였다. 기존 동영상 솔루션은 코덱 문제가 발생하는 까닭에 이용할 때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 솔루션을 적용하면 PC에 플래시가 설치돼 있는 상태에서는 별도 플레이어를 설치할 필요 없이 윈도우나 맥 등 운영체제에서 문제없이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컴퓨터 운영체제를 사용하든 간에 손쉽게 동영상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냈고 이것이 네티즌들의 욕구와 맞아떨어지면서 '유투브'는 네티즌들의 입 소문을 타고 커져가면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문자에서 음악으로 그리고,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넘어가야 할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호환문제를 해결하여 성공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제 '유투브'는 미국에서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어버렸고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그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런 '유투브'의 성공에 자극 받은 우리 나라에도 많은 동영상 공유사이트들이 생겨났다. 판도라tv, 곰tv, 태그스토리 등 전문 동영상 사이트들이 등장하면서 동영상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우리 시장에서도 동영상 공유사이트들이 '유투브'처럼 성공을 할 수 있을까?

이 대답은 얼마나 많은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이 새로운 문화에 참여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투브'의 성공을 보았기 때문에 우리의 동영상 사이트들은 정보와 소통의 장이라는 웹의 정신에 입각한 문화 현상이라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한 시장논리에 더욱 충실한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네티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금전적인 보상을 사용하는 곳이 많다.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후에 사업적인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놓고, 콘텐츠를 만들어낼 네티즌들을 모집하고 있는 것이다.

자발적인 형태의 문화소통의 장이라는 웹 정신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단기간에 사업적인 성공을 거두려고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성공하기가 힘든 사업모델이다. 인터넷에서의 비즈니스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맞는 사업정신이 있다. 함께 한다는 의식이 먼저이지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느낌을 주는 순간 네티즌들은 그 사이트를 떠나서 새로운 곳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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