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기권' 북한인권결의안 올해는 '찬성'

정부, 17일 오전 유엔에서 표결... 대북 식량지원 재개도 시사

등록 2006.11.16 15:46수정 2006.11.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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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상부 청사.
외교통상부 청사.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유엔에 상정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정부는 이날 외교통상부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발표하고 “이번 결정이 보편적 가치로서의 인권 신장에 기여하고 핵실험 이후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북한과 국제사회의 인권분야에서의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유엔에 상정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1차례 불참, 3차례 기권했다. 올해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은 한국시간 17일 오전(현지시간 16일 오후) 뉴욕에서 개최중인 제61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지금까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 기조를 견지하면서 식량권 등 북한 주민들의 실질적인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발표, 조만간 대북 식량지원을 재개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 인권결의안에 대한 입장변경 배경과 관련 "국제사회에서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여론이 많이 악화된 점과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 인권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유엔은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북한에 유엔특별보고관의 방문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결의안 채택을 계기로 북한과 국제사회의 인권대화가 실질적으로 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입장변화에 대해 북한은 일단 강력 반발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또 내달 재개될 예정인 6자회담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이 17일 표결에 붙일 북한 인권결의안은 "북한에서 체계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는 점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구체적 인권침해 사례로 ▲고문과 공개처형, 불법구금 ▲여성 인신매매, 강제유산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에 대한 제한 ▲외국인 납치 ▲아동 영양실조의 만연 등을 들고 있다.

다음은 정부의 입장변화 배경을 설명한 정부 당국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과거 4번의 표결과 다른 결정을 한 구체적 이유는?
"우선 핵실험 이후 북한에 대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점증하고 있고, 국제여론 많이 악화됐다. 또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도 감안했다.

핵실험 이후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화를 구체적으로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 유엔은 특별인권보고관의 방북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면 국제사회와 북한의 인권대화가 실질적으로 개시되지 않겠나 하는 희망도 있다."

- 반기문 전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진출과도 관련 있나?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 가치로서 인권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한국이 갖는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위상 강화되고 있는 상황을 전반적으로 감안했다."

- 식량권 등 실질적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는?
"기본적으로 인권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측면과 요소가 있다. 북한은 경제난에 따른 생존권 보장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도주의 차원에서 나름의 구체적 조치를 취해온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는 6자회담 재개와 국민여론, 북한 인권상황 등을 종합 고려해서 검토해나갈 것이다."

- 6자회담이나 남북관계에 영향이 있을 텐데.
"기본적으로 6자회담과는 관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전반적인 국제정세와 핵실험 이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 표결을 할 때 표만 던지나, 입장변화에 따른 의사표시를 하나.
"정해진 것은 없으나 대게 과거의 입장에서 변경한다든지, 어떤 반대나 기권, 찬성하면서도 조건을 단다든지 할 때는 '표결전후설명권(EOB)'을 행사하게 된다. 그 문제는 좀 더 검토해보겠다."

- 식량권 언급 관련해서 중단된 대북 쌀지원을 전향적으로 검토한다고 봐도 되나?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은 아니고, 관심 가지겠다는 것으로 이해해달라. 아직 그런 것까지 연결해서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

- 결의안의 내용과 구체적 조치는?
"안보리 제재결의와는 양상이 많이 다르다. 구속력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고, 총회가 회원국에게 우려를 표명하고 촉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우선 열악한 인권상황에 대해 우려 표명하고, 투명성 보장, 인권 보장, 인권특별보고관의 접근권 허용을 촉구한다.

2005년 인권위에서 북한 결의안 채택하면서 유엔특별보고관을 북한이 받아주도록 요구했으나 북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의안은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라는 국제사회의 권고적 측면이 강하다."

- 입장 변경은 언제 최종 결정됐나? 당정협의는 거쳤나?
"이번 사안은 안보조정회의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이 최종 결정했다. 당과는 협의 기회 갖고 정부 입장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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